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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도시 간 ‘건강 불평등’ 심각하다농경연, 건강실태 등 연구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도시적 관점서 정책 수립한 탓 
대부분 의료인력 시 단위 집중
복합 만성질환자 많은 농촌
교통비·시간 등 더 많이 소모

은퇴 인력 공공보건에 활용
교통비 지원 등 고려해야


도시와 농촌지역 간 의료·복지 격차가 크게 발생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의료 인프라와 인력이 확충되고, 지역의료체계 구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농촌·도시 건강실태 및 의료비용 효과 비교와 정책과제(안석·김남훈·김유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농촌이 도시와 비교해 의료 격차와 건강 격차가 존재하는지 살펴보고, 농촌 지역이 겪는 건강불평등을 개선할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방법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민건강보험데이터를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국민건강보험데이터의 경우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 250만명(농촌 50%, 도시 50%)을 샘플로 데이터를 구성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농촌과 도시 간 건강실태를 비교했을 때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건강불평등’이었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의료기관과 의료인 수가 현저하게 낮았고, 의료서비스의 객관적인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치료가능사망률도 도시에 비해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전체의료기관 수는 2017년을 기준으로 도시가 5만8678개소, 농어촌이 7591개로 도시의 12.9% 수준으로 나타났다. 도시와 농촌 간 의료인력 분포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 2016년 기준 보건의료인력(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수는 14만1600명인데 이 중 대부분인 13만3581명이 시 단위에서 근무했고, 8019명이 군 단위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역별로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를 구한 결과 상위 10개 지역의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는 1752명이었고, 하위 10개 지역의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는 56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에서는 농촌이 도시에 비해 의료기관과 의료 인력이 부족한 원인으로 현 보건·의료 정책이 지나치게 도시적 관점에서 수립돼 농촌에 적용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예산은 한정적이고 최대 효율을 내기 위해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보건·의료 정책을 펼치다 보니 자연스레 농촌 지역에 의료기관과 의료 인력이 부족해졌고, 농촌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질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특히 농촌의 특성상 복합 만성질환자가 많은데 이들은 의료기관 이용 횟수가 많기 때문에 교통비와 시간 등이 더 많이 소모된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따라서 농촌 지역의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농촌 보건·의료 정책에△인프라 확충 △의료인력 확보 △의료 접근성 향상 및 지역의료체계 구축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프라 확충의 경우 농촌 지역의 낮은 인구수로 인해 민간 의료기관보다는 공공의료기관이 가장 중심이 돼야 하고, 장기적으로 지역의 병상자원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료 인력 확보의 경우 현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까닭에 적극적인 정책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각 지자체에서 은퇴 의료 인력을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활용하고, 더불어 임상전문 간호사를 채용해 의료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농촌 거주 주민들의 의료기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교통비 지원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의 농촌 지역 보건소와 농업안전센터의 연계 서비스 개발 및 역할 조정 등을 통한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경연 측은 “향후 연구에서는 농촌 주민들의 상병별로 도시에 비해 얼마나 더 경제적 부담을 하고 있는지와 다양한 변인들을 포함한 분석을 통해 건강격차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농촌에 더 취약한 질병을 밝혀내 농촌형 보건·의료 체계를 구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농촌, 사람 사는 공간이란 것 반드시 염두에 둬야”
안석 농경연 부연구위원

농촌 포기·방관할 게 아니라면
최소한의 의료 복지 지원 

“정부가 앞으로 농촌을 포기하고 방관할 게 아니라면 의료 복지 부분에서 최소한의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의료 복지 정책을 펼칠 때 단순히 효율성 측면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반드시 염두 해야 합니다.”

안석 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농촌·도시 건강실태 및 의료비용 효과 비교와 정책과제’ 연구를 진행하며 느꼈던 가장 큰 아쉬움으로 ‘농촌 의료 복지에 대한 관심과 정책 부족’을 꼽았다. 그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 복지 정책은 인구가 밀집한 도시 위주로 수립되고 펼쳐지고 있다. 효율성을 강조한 까닭에 농촌의 의료 복지 정책도 도시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펼쳐 의료 복지 정책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 복지 정책이 도시 위주로 수립되다보니 농촌 의료 복지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다. 안석 부연구위원이 농촌 의료 복지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을 때 선행연구가 부족하고 또 일부 연구가 진행됐더라도 단편적인 연구만 남아있어 자료를 수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의료 복지 정책이 도시 위주로만 펼쳐지다보니 당연히 농촌 의료 복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고, 연구자들도 연구 자료가 부족하다보니 연구를 하려는 연구자들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정책은 사람들의 의견이나 연구가 많으면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의견을 말하는 사람과 연구가 적으면 항상 제자리일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안 부연구위원은 향후 농촌의 의료 복지 정책이 더 현실적으로 수립되고 펼쳐지기 위해선 관련 연구가 활발하고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연구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성된 연구 환경을 바탕으로 양질의 농촌의 의료 복지 정책을 수립하고 펼치면 농촌의 인구 이탈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안 부연구위원의 주장이다.

안 부연구위원은 “현재 도시나 수도권에 사람들이 밀집되고 농촌에 사람이 계속 줄어드는 이유는 생명과 직결된 의료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지는 게 이유 중 하나다”라며 “농촌 의료 복지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책을 수립하면 농촌이 기피하는 곳이 아닌 선택과 취향에 따라 삶을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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