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협회 20여년 만에 신규 가입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비료산업 위축돼 있는 현실
목소리 하나로 내는 게 중요
회원사들 중 ‘막내’인 만큼
활력 불어 넣고 유대감 키울 것

단순 비료만 다루는 게 아니라
영농 전주기 참여 발돋움 계획
농가 요구 ‘발빠른 대응력’ 강점

 

“때론 ‘신입’처럼, 때론 ‘막내’처럼 협회가 구상하는 길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올해 한국비료협회 회원사에 이름을 올린 ㈜세기의 지명하 대표이사가 밝힌 포부다. 한국비료협회는 지난 4월 29일 ‘2020년 이사회 및 정기총회’에서 세기를 신규회원으로 승인했는데, 이번 신규회원 가입은 20여년만의 일이다. 최근 경북 포항 소재 세기 본사에서 만난 지명하 대표는 “최근 비료산업이 위축돼 있는 현실에서 무기질비료업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내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생각했고, 이런 생각을 협회 회원사들도 공감해주면서 올해 협회의 신입회원이 될 수 있었다”며 “‘신입’처럼 신선한 눈으로 협회를 보고 협회를 위해서라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회원사 중 ‘막내’인 만큼 협회에 활력을 넣고 타 회원사들과 유대감을 더 키워 협회 활동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기는 1988년 법인을 설립, 철강제조 부원료인 가탄제 등을 생산하다가 1997년 복합비료공장을 준공하면서 본격적인 비료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최초로 규산질비료 입상화를 시작했고, ‘원샷’이란 브랜드로 완효성비료와 복합비료를, ‘동그리’란 명칭이 붙은 유기질비료·규산질비료를 각각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자코팅제’도 내놨다. 종자코팅제는 종자표면에 철분을 코팅, 키다리병·종자썩음병 등을 방지하는 제품으로, 지난해 한국농수산대와 협력해 공급하고 있다. ‘편리한 영농을 추구하는 세기’란 소개답게, 농사 전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이다.

지명하 대표는 “단순히 비료만 다루는 회사가 아니라 농사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가려고 한다”며 “씨를 뿌리고 규산질비료로 토양을 개량하고, 복합비료와 같은 무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를 시비하면서 작물 생육을 촉진하는데, 종자코팅제는 첫 번째 단계인 파종에 속하고, 영농 전주기에 참여하는 종합농자재회사로 발돋움해보자는 계획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 대표는 ‘발빠른 대응력’을 세기의 강점으로 꼽았다. 지 대표는 “회사 조직이 작아서 ‘이것밖에 안되네’가 아니라 오히려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각 품목별 농가 맞춤형으로 다양하게 비료를 내놓을 수 있어 대량으로 생산해야 하는 타 회원사들보다는 시장변화는 물론 농가요구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지 대표는 “인터넷 검색창에 ‘세기글로벌’을 입력하면 보다 더 많은 세기의 정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명하 대표가 생각하는 비료산업 발전방안은 무엇일까. 농민과 무기질비료생산업체간 ‘상생’이다. 지 대표는 “국산 무기질비료가 국내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라며 “우리나라 비료시장이 수입산에 잠식당하고 있는 이유가 수입산이 국산보다 품질이 좋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 “국내 비료산업이 확장되려면 수입산보다 품질이 확보돼야 하는데, 품질을 올리려면 R&D가 수반돼야 하며, R&D에 투자하려면 무기질비료생산업체가 수익이 나야 하고, 수익이 나려면 비료가격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려면 현행 비료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이 때 농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무기질비료생산업체는 새로운 수익성을 담보하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농민들은 수입산보다 경제적인 가격에 고품질 비료를 사용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를 공유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명하 대표는 “좌우명은 ‘신실’(信實)로 ‘믿음으로 행동한다’는 의미”라며 “삶의 좌우명을 경영철학으로 옮겨, 세기가 농민에게 신뢰를 주는 회사, 직원에게 신뢰를 주는 회사, 협회에 신뢰를 주는 회사로서 한발 한발 나아가겠다”면서 말을 맺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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