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샤인머스켓은 침체돼 있던 포도 산업에 있어 단비와 같은 품목이다. 국내 내수시장은 물론 수출시장에서도 단연 인기 있는 품종이다.

이에 국내 재배면적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은 2016년 278ha에서 2019년 1867ha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4년 사이에 재배면적이 6배가 넘었다. 같은 기간 다른 품종의 재배면적이 급격하게 감소 또는 정체 수준에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농가들에게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품종임에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와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상황이 마냥 좋아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바로 가격경쟁에 따른 단가 하락이 이유다. 이 같은 현상은 수출단가에서 잘 드러난다. 한 예로 2017년 국내 한 영농조합법인에서 중국에 샤인머스켓을 수출했다. 당시 중국 백화점의 판매가격은 700g 기준 12만~13만원이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 간의 가격 경쟁으로 2년 후에는 8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갔다는 후문이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아쉽게도 3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한쪽에서는 당도가 높은 고품질의 샤인머스켓을 생산해 수출단가를 올려놓으면 한쪽에서는 가격을 낮춰 수출하는 형태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제 살 깎기의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행태가 더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크다.

한 산지 농협의 관계자는 “일각에서 해외 바이어에게 무조건 우리보다 1000원이라도 더 싸게 공급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이나 업체의 포도가 평가 절하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포도 전체가 평가 절하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포도 업계와 정부는 지난해 5월 포도 수출통합조직인 한국포도수출연합을 출범했다. 여기엔 52개의 생산자단체와 50개의 수출업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샤인머스켓을 포함해 한국 포도의 일정 가격 이하 수출금지를 결의하고, 고품질 유도에 나서고 있다. 또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해외 시장에서 우리 품종으로 승부를 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포도가 경쟁력을 갖기 위한 이러한 노력에 최소한의 동참은 하지 못하더라도 찬물을 끼얹지는 말아야 한다.

김영민 국제부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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