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정국 불안에 코로나19 여파로
한우, 홍콩 수출 감소세 심화
“올해 물량 전년비 50% 이상 뚝” 

수출 성장세 뚜렷한 돼지고기도
구제역 청정국 앞세운 대만
수출 재개 땐 큰 위협 될 듯
  
수출국 확대 등 지속 지원 절실


2015년 12월 수출 개시 이후 성장 가능성을 보였던 한우의 대 홍콩 수출이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2019년부터 성장세로 돌아선 돼지고기 수출은 대만의 시장 진입 예고로 향후 난항이 예상되는 등 국내 축산물 수출업계에 적색등이 들어온 상태다.

한우고기 수출은 품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속에 지난 2015년 12월 홍콩을 시작으로 마카오, 캄보디아까지 시장을 확대해 갔다. 그 사이 2016년 47.9톤이었던 수출량도 2017년 57.1톤, 2018년엔 65.2톤으로 증가하면서 한우 수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한우고기 수출은 지난해 주력 시장인 홍콩 내 불안정안 정국의 영향을 받아 51.6톤으로 크게 감소했고, 올해는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6월 20일 기준, 22.7톤에 머물러 있다. 이 분위기대로라면 올해는 한우 수출 개시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홍콩으로 한우를 수출 중인 ㈜기본의 이준호 대표는 “올해는 한우고기 홍콩 수출 물량이 전년대비 50% 이상 줄어든 상황”이라며 “홍콩 내 정치 이슈에 이어 코로나19와 국내 한우 가격 상승으로 수출 가격까지 올라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진 상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우에 비하면 돼지고기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2016년 2074톤에서 2018년에는 922톤까지 줄었던 돼지고기(열처리·밀폐용기 제품 포함) 수출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국내산 돼지고기 수출은 주력 시장인 홍콩 이외에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지로의 공급 물량이 늘면서 지난해 1293톤까지 증가했다. 전년대비 40%가 넘는 성장세. 올해는 한돈자조금에서 지원한 1억원을 재원으로 2016년 이후 중단한 수출물류비 지원을 재개하면서 5월까지 이미 2019년 실적을 넘어선 1543톤의 수출량을 기록했다. 특히 홍콩으로는 지난 한 해 수출량(319톤)의 2배를 훌쩍 뛰어넘은 716톤을 보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산 돼지고기 수출 시장에 강력한 경쟁국의 진입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구제역 발생으로 양돈산업 기반이 무너졌던 대만이 단계적 절차를 통해 2019년 7월 백신 미접종 청정국 선언을 한 데 이어, 올해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구제역 백신 미접종 청정국 지위 인정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앞세워 돼지고기 수출을 재개할 경우 우리나라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우·돼지고기 등 국내산 축산물 수출업체들은 홍콩과 같은 주력 시장만으로는 수출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수출물류비 이외에 다양한 수출 지원책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최근 개최한 ‘한우 및 한돈 수출간담회’에서 축산물 수출업체 및 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은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국 확대 및 질병청정화 계획 수립 △축산물 가격 안정 대책 수립 △철저한 품질 관리 △적극적인 축산물 홍보 및 지원 대책 수립 △돼지 후지 등 국내 적체 품목 수출 확대 방안 마련 △장기적인 수출 지원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용철 육류유통수출협회장은 “한우와 국내산 돼지고기 수출은 농가 수익과도 직결돼 있는 만큼 정부와 자조금에서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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