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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농지 문제 바로잡아야 농업·농촌 지속 가능”‘농지연대’ 결성 나선 이재욱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가칭)경자유전의 원칙과 농지농용을 위한 국민연대(이하 농지연대)’를 구성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헌법 조항인 경자유전의 원칙을 바로 세우고 농지는 반드시 농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는 농민들과 시민들이 함께 모여, 비농업인 손에 들어간 농지를 농사짓는 농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운동이다.

지난 4월 말부터 이 연대모임 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재욱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은 “수많은 농업 현안 중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농지문제”라며 “농지 소유문제의 부조리함이 농업·농촌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되고 불로소득 자원으로 인식되는 한 농업의 정상적인 기능을 살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더 늦기 전에 법과 제도를 하나씩 바로잡아 농업생산기반인 농지를 농용으로 이용하고, 더 이상의 농지 훼손 없이 식량자급의 토대로 보존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약한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세계식량위기 예측 잇따라
자급률 낮은 우리도 큰 문제

전용 통한 지가상승 기대 탓
비농민 투기적 농지거래 기승
경자유전·농지농용 원칙 회복
식량자급 토대인 농지 지켜야

개악된 농지법 등 바로 잡고
헌법에 농지 공공성 명시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킬 것

 

-지금, 왜 다시 농지인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커다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난 몇 개월간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국가간 인적 교류와 물류 이동은 차단됐고, 외국인 농업노동자의 입국이 막히면서 각국은 농업생산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세계식량기구(FAO)를 비롯한 국제농업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면 내년쯤 세계식량위기가 닥칠지 모른다고 예측하고 있다. 언론의 관심 밖이라 눈에 안보이지만 우리나라도 이미 농업노동자의 부족으로 시설농, 대농들의 어려움이 시작됐고 성수기 출하에 영향을 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50%도 안된다. 곡물자급률은 더 형편없어 20%를 겨우 웃도는 정도다. 만약 국제식량위기가 온다면 ‘마스크 대란’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위기가 닥칠 수 있다. 글로벌 식량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국가별 식량자급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지금이 농지문제를 제기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또, 민주 진보진영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한 21대 국회에서는 훼손된 농지법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경자유전’과 ‘농지농용’ 두 가지 원칙을 내세웠다. 이유는.

“토지는 재생산되지 않는 고정불변의 자산이다. 또한 모든 인류와 자연 생태계 모든 생명들을 위한 공유자산이다. 특히 생명을 잉태하는 농지는 한 번 훼손되면 돌이키기 어렵다. 이러한 농지의 성격과 가치를 알기 때문에 헌법에 ‘경자유전의 원칙’을 규정한 것이다. 

이 원칙은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러한 헌법의 목적을 회복해야 한다. 여기에 불법, 탈법을 동원하면서까지 비농민이 농지를 소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농지 전용을 통한 지가 상승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농지는 계속해서 택지나 도로, 기타 시설로 전용되고 있다. 농지 투기를 막으려면 그동안 개악되어 온 농지법을 바로 잡아 농지의 타용도 전환을 중단하고, 농지는 ’농용’으로만 사용하도록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비농민은 물론 재촌지주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농지 전용을 통한 개발이익을 기대하는 투기세력들, 농업을 승계할 계획이 없는 비농촌 거주 농지 상속자들, 농촌에 살고 있으면서 자식들에게 농지를 물려주고자 하는 고령농민들의 저항 때문에 다들 농지법 개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저항이 나타난 적은 없다. 왜냐면 그동안 농지법은 예외적 소유 허용 확대와 전용 규제 완화 쪽으로 개악만 되어 왔지, 경자유전 원칙을 회복하기 위해 개선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저항 때문이 아니라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지레 겁먹었던 것은 아닐까. 이미 농지의 50%가 비농민 소유로 넘어갔는데, 이제 농지 문제는 어쩔 수 없다고 포기했기 때문은 아닐까. 이들의 저항은 명분이 없다. 무슨 운동이든 기득권을 쥐고 이익을 얻는 집단의 저항은 있게 마련이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제대로 세우자는 국민적 요구와 사회적 분위기가 커지면 저항을 이기고 성공할 수 있다.”

-구체적인 목표는.

“농지 보전은 농민들의 이익 추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정적인 먹을거리 확보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우선, 앞으로 다가올 헌법 개정 논의에서 ‘경자유전의 원칙’을 반드시 유지하고 농지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또한 현재의 농지는 농용으로 묶어두고, 전업농, 신규창업농, 후계농들에게 안정적으로 농지를 공급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 운동을 펼쳐야 한다. 

앞으로 더 많은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국회와 정부를 압박해 △비농민 소유 농지 중과세 △비농민 자녀 농지상속 제한 △비농민 소유 농지 매도시 세금 감면 △농지은행의 농지 수매와 수탁업무 강화 △농지관리기구 설치 △불법 임대차 방치하는 명의신탁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단체의 연대가 아니라 농민과 시민, 개인의 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 운동이 지속성을 가지려면 목표에 대한 합의, 동의가 매우 중요하다. 단체의 연대로 전개하면 단체의 회원 수 만큼 참여인원은 늘어나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회원들은 수동적으로 참여하거나 정보 전달이 안돼 분리되기 십상이다. 이에 농지연대는 개인들의 참여를 기본으로 할 계획이다. 개인회원들은 1회 10만원의 참가비를 납부하면 자동으로 회원이 된다. 농지연대의 뜻에 동의하는 농민단체나 시민사회단체, 생협 등도 조직의 결정에 따라 회원이 될 수 있다. 다만 회비는 없고, 단체 회원들에게 농지연대 가입을 권유해 주시면 된다.”

-현재까지 경과와 앞으로의 계획.

“최근 이 운동에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을 모아 추진기획단을 구성했다. 기획단을 중심으로 농지연대 운동의 방향과 과제, 목표를 세우고 전국적으로 농지연대 창립발기인 100명을 모실 계획이다. 발기인 모집과 함께 농지문제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7월 20일까지 농민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농지 관련 부조리 사례도 모집, 주제별로 분류해 분석하고 사례모음집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우리 농업의 근간인 농지를 지키고자 하는 많은 개인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

회비납부계좌/농협 053-01-252628,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사례접수 및 문의 메일 / bj6294@hanmail.net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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