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땀흘려 생산한 농산물이 고스란히”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세종로컬푸드 아름점이 세종시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름점에서 만난 생산자 박정규 씨와 정효희 세종로컬푸드 기획홍보팀장, 소비자 장영랑 씨(사진 왼쪽부터).

도담점 이어 아름점도 개점
두 곳 모두 매출 성장 고무적
출하농가 분리, 품목 다양화
다른 지자체 벤치마킹 줄이어

소비자와 신뢰 돈독
포장용기 다시 보내주기도
‘기부 싱싱냉장고’ 운영
직매장 통해 상생가치 실현


2015년 설립된 농업회사법인 세종로컬푸드(주)는 세종시와 농·축협, 기업, 생산자단체 등이 함께 출자해 만든 회사로, 로컬푸드를 통해 도시와 농촌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특히 세종시 인구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 이에 세종로컬푸드는 1호점인 도담점에 이어 2호점인 아름점을 개장하고 로컬푸드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세종로컬푸드 아름점을 찾아 이들의 얘길 들어봤다. 

◆지자체 로컬푸드 롤모델
세종로컬푸드 아름점은 2018년 문을 열었다. 1호점인 도담점이 세종시에 로컬푸드를 정착시키는데 성공을 거둠에 따라 인근 아름동에 2호점을 낸 것이다. 이곳 매장 규모(880㎡)는 1호점과 비슷하나 위치상 아파트 단지가 좀 더 밀집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1호점과 2호점 거리는 약 3km에 불과하며, 차량으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 이에 개장 초기, 2호점 개장으로 1호점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두 매장이 동시에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효희 세종로컬푸드 기획홍보팀장은 “처음엔 로컬푸드 소비가 양 쪽으로 나눠지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양 쪽 모두 매출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그만큼 우리 직매장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 있고, 소비자들도 생산자인 농민과 상생해 나가자는 마인드에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세종로컬푸드 직매장 회원 수는 4만6000명까지 늘어났다. 더욱이 재구매율이 높아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안정적 성장을 이끄는 요인이다. 

세종시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설립한 세종시로컬푸드는 설립 당시 이춘희 세종시장이 로컬푸드 확산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갖고, 매일 같이 1호점을 방문해 운영 상황을 살피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협동조합이나 농협이 주도해 만든 로컬푸드 직매장과 달리 지자체가 주도해 만든 직매장인 만큼 타 지자체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정효희 팀장은 “여러 지자체들이 관심을 갖고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며 “로컬푸드 직매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3호점을 낼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자인 농가 관리도 각 매장이 독립적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세종로컬푸드에 출하하는 농가는 950여 농가인데, 1호점과 2호점 몇몇 품목을 제외하곤 출하농가가 각각 나눠져 있다. 양 쪽으로 출하가 가능하면 출하물량이 규모화 되고 품목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출하농가를 분리함으로써 좀 더 다양한 품목이 매장 내 진열되도록 한다”며 “아름점 판매대가 비었을 경우 도담점에서 물건을 가져와 보충하지 않는데, 이렇게 운영하다 보니 차츰 농가들이 무엇을 더 생산해야 되는지를 알아, 계획 생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러한 노력이 이어져 세종로컬푸드 아름점은 2019년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을 받았으며, 행정안전부 주관 15회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세종형 로컬푸드 운동’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공간
세종시 소비자들도 세종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로컬푸드의 가치를 알아가고, 먹거리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이곳 직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 장영랑 씨는 “세종으로 이사를 오면서 먹거리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그 전까진 로컬푸드에 대해 몰랐는데 직매장을 이용하고부터는 푸드마일리지에 대한 관심도 늘고, 무엇보다 지역 농가와 상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농촌을 지나다 잘 익은 과일을 보면 하나 따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곳 매장에 오면 그런 농산물이 가득 진열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농민들이 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이라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농가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정효희 팀장은 “같은 품목이라도 어떻게 담고, 포장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농가들이 많은 연구를 한다”며 “또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안전성 문제부터 가격 관리까지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시 연동면에서 무농약 딸기를 생산하는 박정규 씨도 이곳 직매장에 출하하면서부터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관심을 갖고 7년 전부터 딸기 농사에 뛰어들었다”는 그는 “안전성은 기본이고,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좀 더 신선한 딸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별도 주문·제작한 용기에 담아 딸기를 출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딸기를 담은 포장용기가 특별하다 보니 이젠 포장용기만 보고 사가는 고객들이 있으며, 어떤 고객은 포장용기를 모아 직접 택배비를 부담하면서까지 농장에 다시 보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박정규 씨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없을 땐 공판장으로 출하했는데 아무리 무농약 농사를 지어도 관행 농산물과 가격차이가 없었다”며 “이제는 안정적으로 출하할 수 있는 매장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포장용기를 농장으로 다시 보내주는 고객까지 생겨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종로컬푸드 아름점 내에는 ‘로컬푸드 기부 싱싱냉장고’가 운영 중이다. 매장에서 다 판매되지 않은 농산물은 농가가 수거해 가거나 이곳에 기부해 주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기부 활동이 이어지자 소비자들도 이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현재는 생산자 전용 기부 냉장고와, 소비자 전용 기부 냉장고가 각각 운영되고 있다. 

정효희 팀장은 “직매장을 통해 모두가 상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본다”며 “단순히 로컬푸드를 판매하기 위한 영업 매장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끝>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