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복숭아·포도·감귤>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과수 무병묘 보관실 전경. 농진청이 주요 과수의 바이러스 무병 묘목 생산기술을 확립했다.

농진청, 단계별 지침 만들어
하반기 기술보급 나설 듯

국내 육성 과수 무병화도 순조
전체의 90%, 98개 품종 완료
묘목 보급시기도 7년 당겨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열처리 등 무병화 과정을 거친 묘목 또는 포장검사 대상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무병 묘목을 생산, 공급하는 기반이 구축됐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지자체와 민간을 대상으로 한 기술보급이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7일 바이러스 무병 묘목 생산기술을 확립하고, 보급기간도 단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감귤 등 5대 과종의 무병화 묘목 생산 기술을 확립하고, 단계별 지침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과수 바이러스 무병묘 생산 종합매뉴얼을 발간한 것.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과수 묘목시장은 2017년 기준 618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으며,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감귤 5대 과종이 전체 판매액의 54%, 생산량의 42%를 차지한다. 하지만 바이러스 검정이 이뤄지지 않은 묘목이 공급돼 과수원 바이러스 감염률이 평균 45%나 된다. 또, 바이러스에 감염된 나무는 생장이 더디거나 고사하는 증상과 함께 생산량이 20~40% 감소하며, 과일의 당도도 떨어진다. 이에 농진청은 농식품부의 ‘과수 묘목산업 선진화 대책’에 맞춰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 개발, 국내 육성 품종의 무병화 원종 공급, 민간의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과수 무병화 묘목은 2005년, 2016년에 걸친 공급 확대 대책에도 불구하고 2018년 기준 공급률이 1.1%, 4만4000주에 불과하다. 이에 2030년까지 국내 묘목 유통량의 60%를 무병화묘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농림축산식품부가 2019년 7월 수립한 것이 ‘과수 묘목산업 선진화 대책’이다.

농진청이 확립한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에 따르면 어린 식물체를 열처리하거나 항바이러스제가 포함된 조직배양배지에서 자라게 한 후 세포분열이 왕성한 생장점을 잘라 생산한다. 이렇게 만든 묘목에서는 가지치기 도구를 소독하고, 매개충을 철저히 방제하면 경제수명이 다할 때까지 바이러스 감염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국내 육성 과수의 무병화도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국내 육성품종의 90%인 98개 품종에 대한 무병화를 완료했다. 또한 ‘품종’ 개발 이전인 ‘계통’ 단계에서부터 무병화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생산시스템을 개선해 무병 묘목 보급시기도 7년가량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 단계에서부터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육종소재로 활용되는 주요 품종의 무병화를 진행하고 있다.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과수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을 농진청 중심에서 지자체, 민간까지 확대해 조기에 목표 공급률을 달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면서 “바이러스 없이 건강하고 우수한 과수 묘목의 생산과 공급을 통해 국내 과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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