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회장 경쟁 했던 백기원 후보
정책부회장 맡기로 결정
조직 단합된 모습 보여줘 감사

신선채소협동조합과 상생 도모
공동마케팅 조직 만들어
대표 신선채소 브랜드로 육성

생산자단체들과 토론·소통
우리 농업 지키는 동업자 될 것


배추, 무, 양배추 등 국내 주요 채소류 생산부터 수집, 출하를 아우르는 산지유통인 전국 연합체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한유련)가 지난달 22일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했다. 이파전으로 치러진 회장 선거 결과 최병선 신임회장이 당선, 3년간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당시 경쟁 상대였던 백기원 후보는 새 집행부에서 정책부회장직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일 서울 가락시장에 위치한 한유련 사무실에서 만난 최 회장은 “다시 한번 한유련을 만든다는 제2 창립의 마음으로 조직을 재건한 뒤 생산자단체와 손잡고 국산 중심의 채소 소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치열한 경선 후 회장에 당선됐다.
“경선에 대한 장단은 있다. 선거한다는 것은 조직으로 봐서 바람직하긴 한데 경선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런데 이번엔 경쟁 후보였던 백기원 후보가 정책부회장을 맡기로 하며 조직이 단합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론 백 후보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으며, 누구를 지지했느냐를 넘어 연합회 회원들이 힘을 합쳐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집행부 모두가 한유련을 다시 창립한다는 각오를 갖고 있고 회원들도 같은 뜻이라 생각한다.”

-연합회 운영 방향은.
“한유련 산하 단체에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이 있지만 그동안 제대로 연계하거나 상생해 사업을 추진한 적은 거의 없었다. 이제 한유련과 신선채소협동조합이 상생을 도모하려 한다. 한유련에선 정책 연구나 대정부 투쟁, 건의 등을 맡고, 신선채소협동조합에선 회원의 이익이 되는 실질적인 사업을 전개하려고 한다. 궁극적으론 신선채소협동조합 중심의 공동마케팅 조직을 만들어 대표적인 신선채소 브랜드로 키워보고 싶다.”

-국산 채소 위주의 소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는데.
“배추, 무는 쌀과 같은 존재다. 그런 주요 먹거리를 수입산에 내줘서야 되겠는가. 지난해 7개월간 한유련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공영도매시장에서 수입산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감시, 견제해왔다. 이에 대한 타당성을 계속해서 알리고, 생산자단체와 연대해 관련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겠다. 그나마 배추와 관련해선 수입김치가 HACCP 의무화돼서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가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종묘사와 협력해 배추를 기능성 식품으로 키우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국산 김치기 들어가도록 하겠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도로공사가 관련 협약을 맺었지만 실제 실행에 옮겨지도록 하는 건 우리가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산지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고품위 농산물을 출하하는 등 주요 채소류만이라도 국산 위주의 소비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

-정부에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일정 부분은 국가가 부담할 역할이나 비용을 산지유통인들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중간 유통만 하는 게 아니라 생산단계부터 물품을 관리한다. 배추, 무와 관련해선 농협에서도 못 하는 일을 우리가 하고 있다. 당연히 생산단계부터 재배, 출하까지 집적 관리하니 상품성에서도 차이가 난다. 우리는 소비자들에겐 좋은 상품을 적정 가격에 먹을 수 있게 하고, 고령화되고 있는 산지엔 농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대정부 관계에서도 그런 부분을 부각하려고 한다.”

-끝으로 생산자단체와의 관계는.
“그동안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생산자단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농연 전직 임원들 중엔 한유련이 창립했을 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도 있고, 현재 지역에서 같이 활동도 하고 있다. 한유련은 한농연 등 생산자단체와 한배를 탔다고 생각한다. 제주가 월동무 주산지가 될 수 있었던 거나, 겨울배추가 해남산이 될 수 있도록 한 것도 산지유통인과 농업인이 힘을 합쳤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앞으로도 한유련은 생산자단체들과 토론하고 소통하며 우리 농업을 지키는 동업자로서 함께 활동해나가겠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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