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정문기 농산전문기자]

▲ 농진청 유기농업과는 제31차 유기농업기술위원회를 진행한 가운데 ‘왕우렁이 생태계 교란 우려 대응 및 안전 방안’ 주제발표에서 왕우렁이가 생태계 교란 및 토착종과의 경쟁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제시했다.

왕우렁이 월동 실태조사
전남·경남 등 남해안 일대 서식
논우렁이도 다수 공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가 왕우렁이 월동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왕우렁이 월동은 전남, 경남 등 남해안 일대에 집중됐으나 논우렁이 등 서식지의 생물상이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환경부가 제기됐던 생태계 교란 및 토착종과의 경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농업과학원(원장 김두호)과 환경농업단체연합회(회장 이해극)는 지난 11일 제31차 유기농업기술위원회를 열고 ‘왕우렁이 생태계 교란 우려 대응 및 안전 방안’,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시행 가이드라인’ 등의 주제발표와 제30차 위원회 건의사항 조치 결과, 유기농업 주요 현안사항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위원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유기농업과가 지난 4월 22일부터 5월22일까지 실행했던 왕우렁이 월동 실태조사 결과였다. 지난해 환경부가 왕우렁이를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7개도 22개 시군을 중심으로 왕우렁이 실태조사 결과 왕우렁이 월동은 전남, 경남 등 남해안 일대에 집중됐으며 전북과 충남 등 일부지역에서도 발견됐다. 실제 고흥과 해남 지역의 경우에는 ㎡당 10마리 이상, 김해는 5마리 이상, 군산·순창·영암지역은 2마리 이상, 홍천·파주·홍성지역은 1마리 이상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공으로 정비된 농수로와 하천 지역은 왕우렁이가 월동하지 않았다. 이들 월동개체의 크기는 평균 20±6.8㎜로 중폐 정도이며 왕우렁이 서식지에 논우렁이도 다수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기농업과에서는 왕우렁이 관리요령도 제시했다. 용수로 및 배수로에 차단망과 포집망(통발)을 설치하고, 왕우렁이가 논둑을 넘어 이동할 가능성을 차단키 위해 용수로 및 배수로 부근 논둑을 높게 유지해야 한다. 왕우렁이 차단망은 유출이 우려되는 농수로쪽으로 설치하고 일정 간격으로 지주대를 박고 울타리망으로 설치해야 한다. 포집망은 새우망에 유인제(사료)를 넣고 논 중간물이 깊은 곳에 설치하며 하루 후 새우망을 수거해 왕우렁이를 수집하되 분포상황을 보면서 몇 차례 이동 설치하는 것이 좋다. 월동철에는 논과 용(배)수로 물을 말리고 1~2월 겨울철에 심경을 실시하며 배추잎을 스티로폼에 묶어 왕우렁이 월동이 의심스러운 물웅덩이나 수로에 설치하는 등 예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병모 유기농업과 박사는 “이번 월동 실태조사에서 왕우렁이 서식지에 논우렁이가 다수 공존하는 것으로 확인돼 환경부가 제기한 생태계 교란 및 토착종과의 경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고 월동지역도 예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추가 조사와 함께 관리요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환농연 회장으로 선임된 이해극 한국유기농업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입증됐듯이 지구 최대의 포식자는 미생물인 만큼 자연과의 공존이 매우 중요하다”며 “유기농업기술위원회를 통해 지구촌에서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일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문기 농산업전문기자 jungm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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