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 지난 12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한국전통주 Bar'를 둘러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사진 왼쪽)과 쿠캣마켓 주류 판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전통주를 고르는 모습.

전통주가 새로운 판매·홍보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전통주 소비 활성화를 위해선 기존 고객을 넘어 새로운 수요층인 젊은층과의 교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 반응도 좋아 이러한 공략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기 구독 서비스 ‘술담화’
구독료 월 3만9000원 내면
전통주 2병·스낵 안주 배송

‘쿠캣마켓’ 주류 판매대 점령
전통주 소믈리에가 나서
술에 따라 어울리는 안주 추천

주류박람회 ‘전통주 바’ 운영
40여종의 달하는 전통주
양조장 역사·먹는 방법 등 소개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전통주 온라인 유통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매달 정기 배송을 하는 ‘전통주 구독 서비스’다. 전통주 구독 서비스 업체 ‘술담화’는 통신판매중개업으로, 매달 전국 각지의 양조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전통주를 선정, 정기 구독자에게 전통주 2병과 스낵 안주를 배송한다. 월 정기 구독료는 3만9000원, 재 구독률은 80% 이상이다.

김태형 술담화 대표는 “2000종이 넘는 전통주 가운데 소비자들이 인생 술을 찾길 바라는 뜻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직접 맛본 전통주 중 마음에 드는 술은 회원가로 재구매도 가능하다”면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 실제로 지난 3월 2500명이었던 구독자가 이번 6월 4500명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술담화 구독자 A씨는 “새로운 취미생활로 월 2병 전통주를 구독하고 있는데, 다음 달엔 또 어떤 술이 올지 기대된다”고 만족했으며, 구독자 B씨는 “평생 못 마셔봤을지도 모르는 막걸리를 마셔보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서울 도심 내 식료품점에서도 이 같은 변화는 이어졌다. 푸드 스타트업 쿠캣이 운영하는 ‘쿠캣마켓’ 코엑스몰점에서는 소주·맥주가 아닌 ‘전통주’가 주류 판매대를 채우고 있는 것. 쿠캣마켓은 식재료를 현장에서 구입해 즉석에서 식당에 앉아 맛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인데, 이곳에선 전통주 소믈리에가 각각의 전통주와 어울리는 안주 제품도 함께 추천하고 있다. ‘까만찜닭’과 잘 어울리는 생막걸리 ‘한바당 15도’, ‘딸기떡이쏙 롤케이크’와 함께 먹는 과실주 ‘베베마루 설레임’ 등 다양한 전통주와 요리의 조합이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류 박람회에서는 독특한 컨셉의 전통주 행사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 12일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선 ‘한국전통주 Bar’라는 컨셉의 전통주 부스가 등장, 전통주 소믈리에가 직접 40여종의 다양한 전통주를 소개한 것. 전통주 소믈리에는 지역 양조장의 역사부터 음용방법, 어울리는 음식, 구매처 등을 관람객에게 설명했다.

전통주 바를 방문한 한 젊은 고객은 “우리술인 전통주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다”며 “새로운 술들을 접해보니 무척 신선했고, 전통주 소믈리에가 우리술을 어떤 음식과 함께 먹어야 하는지 추천도 해주니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영춘 한국전통민속주협회장은 “전통주 바는 전통주가 예스러운 이미지를 탈피해 온라인이나 가까운 전통주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술이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전통주 업계는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전통주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전하고 있다.

경기 평택에서 탁주와 약주를 제조하는 이혜인 밝은세상영농조합 대표는 “최근 쿠캣마켓으로 호랑이배꼽막걸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진 않았지만 우리술을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충남 예산에서 과실주를 만드는 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부대표는 “코로나19로 지역 관광이 위축되면서 양조장 직접 판매가 어려운 상황은 맞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소비자들이 전통주를 온라인으로 살 수 있다는 홍보는 확실히 된 것 같다. 전통주 온라인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지역 양조장 대부분은 영업조직이 따로 있는 게 아니어서 판로 확보가 제한적이다. 특히 예전에는 주류 상사를 통한 유통채널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전통주 전문점이나 온라인에서 전통주 꾸러미를 판매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전통주를 판매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양조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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