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ASF 감염 폐사체 감소 두고
환경부 ‘개체수 저감’ 분석

전문가는 “단정지을 수 없어”
‘발견 건수’ 줄어든 건 맞지만
깊은 산속에 들어가 있는 등
개체수 적은 시기로
9월 이후 다시 증가 전망도 


정부가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폐사체 발생 건수가 감소한 것을 두고 ‘멧돼지 개체수 저감’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이 멧돼지가 가장 적은 시기인데다, 멧돼지가 깊은 산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 원인이라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9일 일주일 동안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멧돼지 수는 2건으로, 올해 1월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멧돼지 수가 급격하게 늘었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5월부터 양성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 3~4월만 해도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는 한 주에 평균 34건 정도 발생했다. 3월에는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이후 최고치인 189건, 4월에는 115건의 양성 개체가 나왔다. 그러다 5월 한 달 동안 46건으로 크게 감소하더니 이번 달에는 경기도 연천군에서만 2건이 발생하는데 그쳤다. 또한 야생멧돼지 폐사체 발견 건수도 지속적으로 줄어 3월 326건, 4월에는 273건이었던 반면, 5월은 139건으로 감소했다.

환경부는 이러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멧돼지 발생 감소세를 두고 멧돼지 개체수가 줄어든 것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멧돼지 개체 수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올해 5월에는 광역 울타리 내에서 약 46%, 2차 울타리 내에서는 약 76%의 멧돼지 개체수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멧돼지 발생지역 폐사체 시료의 양성 검출률도 3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멧돼지 집단 내 감염 개체 비율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야생멧돼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단정 지어선 안 된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멧돼지 ‘발견’ 건수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이를 개체수 저감에 의한 것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한국양돈수의사회가 최근 충청북도 C&V센터에서 개최한 ‘수의양돈포럼’에서 최영준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은 “춘궁기를 거치면서 죽는 멧돼지들이 많아 원래 3~4월을 지난 지금이 야생멧돼지 개체수가 가장 적은 시기”라며 “또 어미 멧돼지의 경우 출산 이후 새끼들과 함께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동반경도 짧고, 사람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최영준 실장은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으로 멧돼지 폐사체가 발생해도 지금 시기에는 야생조수에 의해 훼손이 심해지고, 부패도 빠르게 진행돼 숲이 우거져 있는 상황에서는 찾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면서 “오는 9월 이후에는 다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 수의양돈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야생멧돼지 개체 수 저감 등 지속적인 야생멧돼지 대응 강화를 주문했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대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야생멧돼지 개체수 저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광역울타리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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