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전국 생산량의 30% 가량 차지
판매·연구 등 아우르는 센터로
송이버섯 유통 거점 거듭나야


“경북 영덕군은 국내 최대 송이버섯 산지입니다. 전국 생산량의 30% 정도 됩니다. 인근 울진, 포항, 청송 등의 송이 생산량을 더하면 전국의 60%입니다. 소비지 유통은 물론 판매·연구 등을 아우를 수 있는 대규모 송이 유통센터 건립이 절실하죠.”

이달 초 만난 권오웅 영덕군산림조합장의 얘기다. 권오웅 조합장은 자타공인 송이버섯 전문가다. 영덕군청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2016년, ‘기후요인이 송이생산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관한 연구로 대구한의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산림 분야 행정 업무를 오랜 기간 맡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대표 임산물인 송이버섯 연구에 몰두한 끝에 ‘송이박사’라는 이색 경력을 얻게 됐다. 영덕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연속 송이버섯 생산량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산지다.

권오웅 조합장은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 환경오염 등으로 송이산지가 점점 위축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 박사학위 취득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게 됐다”며 “그동안의 행정 경험과 연구 성과를 함께 적용하려는 생각에 공무원 퇴직 이후 2019년 3월 산림조합장 선거에 나서게 됐고, 운 좋게 당선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 조합장은 송이버섯의 유통 혁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대규모 송이버섯 유통센터 건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권 조합장은 “도시 사람들이 송이를 사먹으려면 비싸다는 선입견이 많고, 어디 가서 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많다”며 “백화점이나 마트 등이 아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소비자들의 소포장 수요 등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국내 최대 주산지인 영덕에 대규모 송이 유통센터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 조합장은 영덕군과 함께 2022년까지 100억원 규모의 유통센터 건립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용역 결과가 오는 9월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대규모 유통센터를 만들게 되면 송이 수집·경매장을 비롯해 전시 및 판매장, 홍보관, 제품 개발, 상설 송이장터를 갖춰 생산 단계 이후의 일련의 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영덕군이 전국 송이버섯 유통의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고, 이를 통해 영덕군의 지속가능성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송이 분야를 연구하는 분들이 매우 적다. 연구도 육성 중심이 많은데, 유통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면서 “영덕군산림조합 자체적으로도 송이를 수매만 하는 것이 아니고 1차 가공을 통해 온라인 유통 및 판매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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