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만감류 낙과피해

[한국농어민신문 최상기 기자]

▲ 만감류 낙과피해를 설명하고 있는 채광옥 씨.

겨울 고온현상에 곰팡이 탓 추정
공신력 있는 기관도 해답 못 찾아
“농사 13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


“만감류 농사 13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으로, 정도가 너무 심해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고, 올 농사는 한마디로 ‘꽝’이요!”

전남 고흥군 도덕면에서 만감류 2800평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채광옥(57)씨의 푸념 섞인 첫마디다. 무려 13년 동안 만감류를 재배해 왔지만, 올해 같은 일은 처음이라는 채 씨는 “농사꾼이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라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럴 만도 하다. 올해 꽃이 피기 시작하던 3월 중순쯤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리고 만감류는 특성상 꽃이 벚꽃처럼 만개하다 적정수준으로 낙화해서 균형을 맞추는데, 어린 열매가 맺을 때까지는 아주 지극히 정상적으로 성장을 했다는 것.

그 이후가 문제였다. 맺은 열매가 거의 우수수 떨어져 200~300개 정도가 맺혀 있어야 할 나무엔 현재 달려 있는 열매가 10%도 되지 않는다. 가뭄에 밭에서 콩 찾기다. 레드향과 황금향 1400주에서 올해 최소한 40톤 정도의 수확을 기대하고 있었다. 지금 상황이라면 5톤 정도도 간신히 수확할 수 있을까 싶다.

문제는 전량 친환경으로 재배해 학교급식으로 제공되었는데, 큰 차질을 빚고 말았다. 지난해 30톤 수확으로 2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소득을 올렸다. 소득도 소득이지만 내년이 더 걱정이다. 이유라도 알면 대처할 방법이라도 강구할 수 있는데 아직까진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 겨울 고온현상으로 곰팡이가 기승을 부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정도의 추측뿐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원인에 대한 답변도 비슷할 뿐 변변치 않다.

고흥친환경한라봉영농조합법인(대표 김효빈) 소속 50여 농가도 마찬가지다. 영농조합법인 소속 만감류 재배 총 면적은 15ha로 지역농가 경제에 적잖은 파장이다.

인근의 만감류 재배 농업인은 “지난해 해걸이로 피해를 보고 올해는 소득을 만회하려고 했는데, 이 지경이 돼 먹고 살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공사현장 일용직에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채 씨는 한편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농작물재해보험을 든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한다. 320여만원의 보험료 중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290여만원을 지원하고 본인이 26만8850원을 부담했는데, 최대 1억6300만원을 보상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채 씨는 “재해보험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가입했는데, 인근 타 농가를 챙기지 못 한게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고흥=최상기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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