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제주도와 제주농협 관계자들이 지난 9일 가락시장을 찾아 시장 관계자들과 ‘채소류 유통실태 현장점검 및 관계기관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제주 관계자들은 마늘 상장거래 확대를 위한 가락시장 유통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도매시장 채소 수급 간담회서
제주도-지역 조합장들 촉구
“수집상 역할 부정하지 않지만
가격 좌지우지 고쳐야”
서울농식품공사 등 협조 당부

‘투명성’이 경매 장점인 반면
가격하락 속수무책 신중해야


제주 마늘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가락시장을 찾아, 마늘 상장거래가 확대되도록 시장 유통인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지역 농협 관계자들은 지난 9~10일 양일간 서울 가락시장을 찾아 도매시장 채소 수급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현장점검은 제주산 월동채소 출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뤄진 것으로, 김성언 제주도 정무부지사, 변대근 농협경제지주 제주지역 본부장, 이창철 대정농협 조합장 등 10여명이 참석, 제주산 농산물 유통 효율화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9일 농협가락공판장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이니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총괄팀장과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 마늘 상장거래 품목 전환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날 제주지역 조합장들은 가락시장에서 마늘 상장거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공사 및 도매법인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관심을 당부했다.

김성언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는 “농산물 수집상들의 역할을 부정하진 않지만 제주 마늘은 100%가 수집상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 이것을 고쳐야 한다”며 “가락시장에서 마늘을 상장예외품목이 아닌 상장품목으로 꼭 올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지금 상태로는 마늘 농사가 힘들다. 특품은 특품 가격을 중품은 중품 가격을 받는 것이 좋다”며 “조만간 조합장과 자리를 마련해 이에 대한 협의를 하겠다”고 전했다.

고영찬 고산농협 조합장은 “지금은 상인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데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해야 한다”며 “상장경매를 통해 가락시장에서 시세를 잡아주면 전국 시세가 된다. 어느 도매법인이 시작한다면 다른 도매법인도 따라오고 자리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영 대아청과 상무도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마늘 3만9000톤 중 도매법인이 약 21%를 취급하고 나머지는 상인들이 거래하고 있어 상인 위주의 대표가격이 나온다”며 “중도매인 상위 8~10명이 가락시장 물량의 50%를 거래한다고 보면 되는데, 출하자 대금결제 지연 문제가 좀 있고, 판매가격과 정산가격이 차이가 나 상장거래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세 형성에 대한 조합장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고영찬 고산농협 조합장은 “가격을 어떻게 높일 것이냐는 법인마다 분산 주체가 많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또 김우일 농협경제지주 제주지역본부 본부장은 “생산 원가에 대한 부분이 있다. 생산비를 감안해 가격을 이끌어갈 수 있는지 고민해야 조합장들이 믿고 보낼 것”이라며 “조합과 도매법인이 초창기 어떻게 신뢰를 형성해 나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진 한국청과 상무는 “깐마늘 거래를 정착시켜보려 했지만 상장예외품목이다 보니 대상들이 산지에 가공공장 만들고 물량을 받아 가공하니 농협에서 시장으로 진입하는 게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처음에는 가격 진폭이 있더라도 밀고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매사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늘의 상장거래 추진과 관련 이니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총괄팀장은 “경매라는게 투명성 등이 장점인데 다만 가격이 떨어질 때는 걷잡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거래제도 문제는 이 자리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말하기보다 다른 의견을 더 들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전병화 제주특별자치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오늘 나온 내용들을 중심으로 농식품부에 건의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며 “무엇보다 농가가 안심하고 농사를 지어한다. 어떻게 하면 상장거래를 정착시켜 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간담회 후 제주도 및 제주 농협 관계자들은 가락시장 내 채소류 경매현장을 점검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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