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 등산객 ‘관광 코스’ 자리매김…‘농부밥상’ 통해 먹는 즐거움도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청양로컬푸드직매장 농부마켓은 지역 관광의 한 명소로 성장해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충호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 사무국장, 김미선 농부마켓 팀장, 조합원 이난희 씨, 조합원 이광현 씨.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보는 관광에도 먹는 즐거움이 수반돼야 한다. 충남 청양군 칠갑산 자락 구기자타운 내 위치한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도 칠갑산 등산객 등 청양 관광객들에게 먹는 재미까지 제공한다.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은 청양로컬푸드직매장 ‘농부마켓’과 농가 레스토랑 ‘농부밥상’을 함께 운영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농가 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이제는 농부마켓과 농부밥상이 관광 코스로까지 자리잡아가고 있다.


농가 교육·워크숍 등 수시진행
양질의 농산물 재배로 이어져
고령농 안정적 출하 확보 충실
70세 이상은 출자금도 낮아

호수·출렁다리 등 볼거리 많아
매출 80%가 관광객 통해 형성
농가 레스토랑에선 식사 해결
코로나19 맞서 꾸러미 사업도


◆농가 일상이 되다
2017년 5월 개장한 청양로컬푸드직매장 농부마켓의 출발점은 지역 농가들이었다. 청양군은 지역 소농, 고령농, 여성농들의 소득 창출을 위해 로컬푸드직매장이 필요하다고 판단, 출자해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또한 지역 일자리 창출 역시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의 또 다른 출범 기치였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도모하려 한 것.

현재 조합원은 직원과 후원자 등을 포함해 176명으로 이 중 농민이 90명가량 된다. 로컬푸드직매장이 태동한 주요 요인 중 하나가 고령농의 안정적 출하 확보에 있었듯, 조합원 출자금도 70세 이상은 다른 조합원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 청양 관내 농가 중 출자금을 내면 직매장에 출하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만, 이후에도 조합원 교육을 이수해야 출하가 가능해진다.

최충호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 사무국장은 “농가 대상으로 여러 교육과 워크숍, 단합대회 등이 수시로 진행된다. 어느 곳보다 조합원 농가들이 탄탄하게 연결돼 있다고 자부한다”며 “이를 통해 농가 간 농사 정보 교류 등 양질의 농산물 재배로까지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고추, 구기자, 멜론, 토마토, 버섯 등 다양한 청양 농특산물처럼 직매장에 출하하는 농가들도 다양하지만 특히 복합농들에게 직매장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여성농업인 이난희 씨는 “10여 년 전 귀농해 300평(990㎡)에서 고추 하나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농사 면적도 10배 이상 늘렸고, 품목도 200여 가지 생산해 출하하고 있다”며 “이는 로컬푸드직매장으로 출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소량으로 조금씩 가져와도 직매장에선 다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청양 읍내까지 나가기 어려운 직매장 인근 농가엔 직매장이 출하처이자 판매처가 되곤 한다. 출하자이자 소비자인 이광현 씨도 이들 중 한 명. 전직 고교교사로 청양의 한 고교에 발령한 이 씨는 청양의 뛰어난 경관과 농사가 좋아 청양에 정착해 농사를 짓고 있고, 지금은 농부마켓이 이 씨의 일상이 됐다.

그는 “30여 개 품목 농사를 짓고 있는데 내가 짓지 않는 품목은 거의 모두 직매장에서 장을 본다”며 “로컬푸드직매장이 생기기 전에는 읍내 장이나 마트까지 나가야 했지만 이제는 차로 3분 내외 걸리는 직매장에 출하도 하고 장도 보고 있다. 거리도 거리지만 품질이 좋으니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청양 관광 코스가 되다
농부마켓과 농부밥상은 칠갑산과 칠갑호를 배경으로 하는 데다 목재체험관 등 볼거리가 다양한 청양군 대치면 광대리 일대에 들어섰다. 이에 이곳은 지역 관광객 위주의 상권이 형성됐다. 청양군에선 앞으로 이 자리에 구기자 홍보 전시관을 만들며 지역 농산물 홍보 효과까지 도모하려 한다.

최충호 사무국장은 “우리 매출 80%가 관광객을 통해 형성된다. 칠갑산과 칠갑호를 비롯해 인근의 알프스마을, 출렁다리 등 청양을 찾은 관광객들이 양질의 청양 농특산물을 구매하고 식사까지 해결하기 위해 농부마켓과 농부밥상을 찾고 있다”며 “현재는 코로나19사태로 덜하지만 지난해만 해도 1년에 5만 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김미선 농부마켓 팀장은 “지금은 코로나19로 못하지만 도농 교류 활동을 통해 서울에서 지역 장터를 운영하고 이곳에서 체험활동을 하는 등 소비자들과 연계 활동을 꾸준히 추진했고, 이제는 청양로컬푸드를 보기 위해 청양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청양이 충남 로컬푸드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전언처럼 청양은 마켓과 밥상을 투트랙으로 한 로컬푸드협동조합의 성공적인 정착 속에 충남은 물론 대한민국 대표 먹거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부의 주요 먹거리 정책이자 지역 선순환 먹거리 체계 시스템인 지역 푸드플랜을 착실히 구축하고 있는 것. 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18년 선정한 지역 푸드플랜 선도 지자체 9개소 중 한 곳으로 청양군이 선정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이 했다. 이 중 농촌형은 전남 해남과 함께 청양군이 유이했다. 또한 농식품부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제에 지난 3년간 28개 매장이 선정됐는데 충남·북에선 청양로컬푸드직매장이 유일하게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다만 농부마켓과 농부밥상 주 매출이 관광객 위주로 형성되는 만큼 최근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사태는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에 악재가 되고 있다. 이에 청양군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코로나19 파고를 넘어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농산물 꾸러미 드라이브스루 판매, 학교급식 꾸러미 지원 사업 등이다.

김미선 팀장은 “군 공무원들을 상대로 농산물 꾸러미 드라이브 스루사업을 했고, 학교급식 지원사업으로 3만원짜리 농산물 꾸러미를 청양 관내 초중고 학생 2073명에게 배송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출하 농가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충호 사무국장은 “처음에 입주할 때는 군과 도의 도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다”며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지만 출하 농가와 함께 고품위 농산물과 다양한 사업을 앞세워 이 위기도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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