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수급조절 토론회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량의 지속적인 증가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이후 국내 양돈 시장 수급 안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올해 하반기 이후 국내 양돈 시장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돼지 생산성 향상 및 생산비 절감을 바탕으로 소비자가격을 낮추고,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양돈수급조절협의회와 함께 올해 하반기 이후 국내 양돈 시장 수급 안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양돈 분야 생산 및 유통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돼지고기 공급량이 평년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생산비 절감과 소비자가격 인하를 통해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돼지고기 공급량
평년 대비 증가 전망

코로나19 특수 사라지면
평균 도매가격 크게 떨어질 듯

생산성 높여 저렴하게 공급
뒷다리살 등 비선호부위
활용도 높이는 연구 등 주문  


▲현 양돈 시장 상황 및 전망=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에 따르면 지난 4월에는 사상 최대인 160만4000마리의 돼지가 도축됐다. 2019년과 평년과 비교해 각각 7.8%, 14.9% 증가한 규모. 5월에는 4월보다는 줄어든 141만 마리 도축이 이뤄졌으나 이 역시 평년보다 1.7% 늘어난 물량이다. 따라서 당초에는 5월 돼지 도매가격이 4000원대 후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5월 평균 도매가격은 1kg당 5115원으로, 전년 동기 4159원보다는 23%, 평년(4789원)에 비해서는 6.8%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가정 내 소비가 늘고,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일시적으로 소비 수요가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돼지 도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 도축 마릿수를 879만6000마리 정도로 예상하는데, 이 역시 평년보다 3.2% 많은 규모다. 더군다나 하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특수가 사라지면서 하반기 평균 도매가격은 3950원 수준에서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국내산 돼지고기 수요가 평년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농가 생산비(1kg당 4200원)보다는 다소 높은 4320원가량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농가 생산성 향상이 핵심=이날 정부 관계자, 생산자, 생산 분야 전문가들은 돼지 사육 마릿수 및 돼지고기 공급량이 늘어나는 하반기 분위기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사육 마릿수 조절과 함께 낮은 돼지고기 가격에도 양돈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농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산성 향상 및 생산비 절감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홍식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국내 양돈 농가 생산성은 양돈 선진국보다 3~4마리 떨어지는 상황으로, 생산성을 3~4마리 높이면 연간 300마리 정도 시장에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되면 돼지고기를 더 저렴하게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면서도 산업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손종서 대한한돈협회 부회장은 “사육 마릿수 조절을 위해 모돈 감축과 함께 각 농장에서 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며 “사양관리에 최선을 다해 생산비를 낮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영철 정P&C연구소 대표는 “농장 생산성을 높여야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고, 수입 돼지고기와도 경쟁할 수 있다”며 “적은 모돈 규모로도 이전과 같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경쟁력을 농가에서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선호부위 소비 확대 필요=돼지고기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비선호부위 소비 확대를 양돈 시장 안정을 위한 열쇠로 꼽았다. 유통업체들이 돼지 뒷다리살(후지) 등 비선호부위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인기 부위인 삼겹살 가격으로 대체하는 상황으로, 비선호부위 소비가 활성화될 경우 인기 부위 가격을 낮추는 것이 가능해져 전반적인 돼지고기 소비 확대는 물론, 수급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영일 P&C 유통 대표는 “돼지 평균 도매가격이 1kg 5000원일 때나 2000원일 때나 뒷다리살은 항상 낮은 가격으로, 국내산 삼겹살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비선호부위를 포함해 돼지고기 부위별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에 관한 연구를 생산 단계에서도 함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롯데마트의 박성민 바이어도 “돼지 사육 규모를 줄여 수급을 맞추려 할 것이 아니라 품질 좋은 햄·소시지 생산 등 돼지 여러 부위를 더 잘 팔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비선호부위 소비가 많아지면 삼겹살 가격이 내려가고 결국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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