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산지폐기·제주산 수매가 재조정 등생산 과잉 우려 누그러져
“작년보다 가격 나아지겠지만 농가 바라는 만큼은 어려울 듯” 


당초 생산 과잉 우려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마늘 산지가격이 바닥세를 지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아직 현장농가들이 체감할 만큼의 반등은 아니지만 마늘 가격은 점차 회복세를 띨 것이란 전망이다.

2020년산 초기 마늘 산지가격은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돼 포전 거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주대 마늘 산지 경매가 열리는 녹동농협 공판장에서는 지난달 14일 열린 첫 햇마늘 경매에서 kg당 평균 952원의 시세가 형성돼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엔 이 같은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들어 마늘 시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는 산지폐기와 함께 정부 수매도 평소보다 앞당겨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 2020년산 제주 마늘 수매가격이 당초 kg당 2000원에서 2300원으로 재조정되면서 햇마늘 가격을 지지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장에서는 앞으로 형성될 시세를 감안해 공판장 경매를 뒤로 미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깐마늘 재고도 다소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마늘 가격이 소폭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깐마늘 가격(20kg)은 대서종 8만7400원, 남도종 7만5000원으로, 한 달 전 가격 8만2000원, 7만원보다 5000원 정도 올랐다.

이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원태 양념채소관측팀장은 “초반 산지가격은 작년에 비해 조금 낮았는데, 최근 가격이 조금 오르고 있다”며 “올해 마늘 산지가격은 작년보다는 좋을 것 같다. 초반에 가격하락을 우려해 싼 가격에 포전거래를 한 측면이 있는데 이제는 상인들에게 휘둘리지 않을 정도의 상황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작년보다는 가격이 나아지겠지만 농가가 바라는 만큼의 가격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산지폐기와 수매비축, 소비촉진 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어 수급은 어느 정도 맞을 것으로 예상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예산 최대 30억 투입…소비·수출 촉진 대책 추진키로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2020년산 햇마늘 수급안정을 위해 최대 30억원의 예산을 투입, 1만2000톤의 소비·수출 촉진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1일 발표한 ‘햇마늘 추가 수급안정 대책’의 일환이다.

소비 부문에선 온·오프라인 전반에 걸쳐 햇마늘 소비촉진 마케팅 활동을 진행한다. 쿠팡, 공영홈쇼핑, 각 지자체 온라인 판매몰에서는 수시로 마늘 기획전을 실시하고, 이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와 협력해 각종 판촉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대한영양사협회와 협업해 단체급식 시 활용 가능한 마늘 교육·홍보자료를 개발하고, ‘맛남의 광장’ 등 유명 예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마늘의 효능을 홍보하는 한편 인기 유튜버를 통해 마늘 관련 먹방 컨텐츠도 제작할 예정이다.

수출 부문에선 수출 물류비 추가지원을 통해 미국시장 등에 약 6000톤의 마늘을 수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에 선박·항공 물류비에 대한 추가지원 기간을 당초 5월 말에서 올 연말까지로 연장하고, 현지 유통업체 오프라인 판촉 활동과 언텍트 마케팅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농식품부는 농가가 주로 사용하던 중국산 씨마늘을 국산으로 전환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에 2021년산 마늘 농협 계약재배와 채소가격안정제 참여 조건을 국산 씨마늘 사용 농가로 한정한다는 방침이다.

김형식 농식품부 원예산업과장은 “이번 소비촉진 대책으로 햇마늘 가격을 조기에 안정시켜 나가는 한편, 시장·산지 동향을 수시로 점검해 향후 수급여건 변동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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