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조합 기술위원 워크숍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FTA로 관세장벽 무너진 상황…표준화가 무역장벽 될 수도
우수 해외기술 국내 접목 위해 ISO·KS 차이점 파악 등 필요
글로벌 농기계 시장이 무인화, 지능화, 인공지능 기술의 접목 등으로 첨단화되는 가운데 기계장비와 사물인터넷기술이 접목된 융·복합기술에 대한 표준선점이 중요한 시점이란 지적이다. 표준이 새로운 기술무역장벽이 될 수 있는 만큼 국제표준(ISO)과 국가표준(KS)의 기술적 차이점을 파악하고, 해외의 우수기술을 국내에 접목해 수입 대체 및 수출 촉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기계관련 표준개발협력기관(COSD)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5월 28~29일 강원도 홍천에서 ‘2020 표준협력개발사업 기술위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2020 COSD 사업계획’, ‘KS ISO 부합화를 위한 ISO 표준설명’, ‘표준 및 표준화의 이해’, ‘로봇산업 현황 및 표준화 동향’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FTA(자유무역협정)로 관세장벽이 무너진 상황에서 표준화가 새로운 기술과 무역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표준선점이 4차 산업혁명시대 해외시장개척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란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와 관련, ‘K-방역’의 국제표준화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란 분석이다.
이위로 국가기술표준원 기계융합산업표준과 연구관은 “‘K-방역’ 18종에 대한 국제표준화가 추진될 만큼 표준분야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라면서 “정부R&D(연구개발)의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에도 표준화에 대한 실적이 크게 반영됐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 5대 농기계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면서 “향후 표준화 없이는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국제 표준기술 동향 변화 등을 신속히 반영해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높았다. 설명에 따르면 트랙터, 작업기, 임업용기계, 경운기, 관리기, 이앙기, 콤바인, 파종기 등 기종별 국내표준(KS)은 190종이다. 이중 부합화(국제표준과 동일하게 만들어진 표준)된 표준은 144종으로 76% 정도인데, 농기계 수출비중의 60% 내외인 트랙터는 ISO 국제표준을 국가표준으로 부합화해 왔다.
남규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품질인증팀 차장은 농기계 표준화 동향과 관련, “선진국들이 트랙터 등 농기계의 용어정리부터 시험방법, 제품규격까지 전문 인력과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고 표준화를 하고 있는 반면 국내는 선별적으로 필요한 기준만 COSD 사업에 따라 부합화하는 실정”이라면서 “시설재배 관련제품의 경우 공급업체의 기술력 차이, 무분별한 수입제품 보급으로 품질차이가 있고, 상호 호환성이 낮아 사용농가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어 표준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기술과 시험기준을 도입하는 것과 함께, WTO(세계무역기구) TBT(무역기술장벽협정) 규정에 따라 국가표준과 상이한 국제표준이 있을 경우 국제표준으로 부합해나가고 있다”면서 “자율주행농기계를 비롯해 최근 부각되고 있는 스마트농기계의 기능안전기술, 시험평가 및 인증기술 등에 대한 표준개발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남규철 차장은 표준화에 따른 기술적, 경제적 파급효과를 설명한 후 “국제표준과 국가표준의 기술 차이점을 파악해 해외 우수한 기술을 국내에 접목함으로써 수입대체 효과 및 수출 촉진에 기여하고, 기술무역장벽 해소를 통해 수출시장에서 국경쟁력 제고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외에도 워크숍에서 김경욱 서울대 명예교수는 트랙터 부착 작업기의 동력취출장치, 방제기 분무노즐 식별용 색코드 등 ISO 기준에 맞춰 제·개정이 필요한 5종의 부합화 규격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이중용 서울대 교수는 국가표준을 국제표준에 부합하기 위해 농업용 관개장비 중 살수기, 회전 스프링클러, 점적관개용 필터 등에 대한 국제표준을 설명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