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치고 기지개 켜는 토마토…시세·소비도 꿈틀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강원권을 중심으로 토마토 출하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행히 학교가 문을 열고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효과도 나타나며 축 처져있던 토마토 시세가 반등하고 있다. 사진은 김창모 창현농장 대표가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약세 벗어나 ‘반등 기미’
재난지원금 지원·개학 등 호기
품위도 좋아 농가 한숨 돌려

평년가격에는 못 미쳐
여름과일·과채 많이 나오는
6~7월에는 회복 기대
“고품위 선별에 더 신경써야”


다른 작목도 그렇겠지만 급식 식자재 시장과 행사 등으로 주로 유통되는 방울토마토는 유독 코로나19로 상당한 피해를 받았다. 그런 방울토마토가 시나브로 코로나19 침체기에서 벗어날 채비를 하고 있다. 토마토류는 이달부터 춘천을 비롯한 강원권에서 본격적인 출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세와 소비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 일선 학교가 문을 열고 있고,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게 산지와 시장의 분석. 지난 22일 출하가 한창인 강원 춘천 토마토 산지를 찾았다.

“코로나19로 워낙 매기가 없어 최근까지 시세가 바닥이었는데 이제 바닥은 친 것 같아요.”

토마토 주산지 춘천시 신북읍에서 원형과 대추형을 합쳐 12동의 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원예(토마토) 농업마이스터 김창모 창현농장 대표는 이달부터 방울토마토 출하를 시작했다. 7월 중순까지 출하가 계속되는 강원권의 토마토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김 씨를 비롯한 토마토 농가는 이달 초만 해도 약세였던 토마토 시세가 최근 들어 반등 조짐을 보여 일단 한숨을 놓게 됐다.

김 대표는 “방울토마토는 특히 급식과 행사 뷔페 등의 수요가 많은데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고 행사가 줄어들며 어려움을 겪었다”며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다행히 최근 들어 시세가 반등해 최악은 피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시장에서 토마토 시세는 바닥을 치고 올라서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5월 둘째 주(4~9일) 5kg 상품 평균 7260원이었던 방울토마토 시세는 셋째 주(11~16일) 8780원으로 올라서더니 22일 1만1786원, 23일 1만699원, 25일 1만330원 등 1만원 선을 계속해서 넘고 있다. 1만2460원이었던 평년과 1만1810원이었던 지난해 5월보다 못 미치지만 시세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은 일단 고무적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산지에선 품위가 좋은 데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학교 개학 등 호기가 맞물려 소비와 시세가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바닥을 찍었다가 재난지원금이 풀리고 학교가 문을 열면서 조금씩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며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춘천 등 강원권은 비도 적당히 오고 날씨가 좋아 평년보다 작황 수준이 양호하다. 이에 품위가 좋은 것도 시세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이제 봄 윤달이 시작되는데 윤달엔 결혼식 등이 잘 열리지 않아 이에 대한 우려는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세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아직 산지에선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워낙 깊은 바닥을 찍었기에 좀 더 올라서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

김 대표 인근 토마토 농가인 이배근 춘천원예작물연구회장은 “방울의 경우 5kg에 1만2000원 이상은 받아야 하는데, 머리 시세가 1만2000원이 나온다”며 “워낙 안 좋았다가 이제 조금씩 살아나서 그렇지 아직 토마토 시세가 평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멀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산지에서도 고품위 위주의 출하가 전개돼야 한다”며 “현재 토마토 품위가 좋다고 하지만 일부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이런 물량이 시장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원권을 중심으로 산지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도매시장 유통인들도 현재까지 분위기는 산지와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건 봄철보다 토마토 소비가 덜 되는 6~7월에도 토마토 시세가 평년 수준까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희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오늘(25일) 강원권 산지를 둘러보고 있는데 전반적인 품위는 양호한 편”이라며 “여기에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동네 마트를 중심으로 토마토를 비롯해 주요 과채류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이에 시세는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부장은 “토마토는 보통 봄철을 지나 여름과일·과채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6~7월엔 소비와 시세가 좋지 못하는데 올해엔 평년 수준까진 올라서지 않을까 조심스레 보고 있다”며 “윤달이 지나면 미뤘거나 중단했던 행사가 생겨나고, 재난지원금도 확대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심해지지 않고 완화만 된다면 토마토를 비롯해 여름 과채류 시장이 선전할 수 있다. 다만 여름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고 과채류는 생육 특성상 미묘한 생육 변화에도 민감해 고품위 재배와 선별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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