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코로나 농식품 소비 영향’ 분석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소비자 1000명 대상 온라인 설문결과
접근성 좋고 배달서비스 제공하는
주변 소매점서 식품류 구매 증가
절반 이상 “온라인 구매 횟수 늘려”

소비자 78% “건강기능식품 더 섭취”
비타민·무기질 1순위, 인삼류 뒤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사람들이 몰리는 대형마트 대신 인근 주택가에 위치한 슈퍼마켓에서 식재료를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대로 비대면 채널인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구입도 크게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농식품 소비분야 영향분석(김상효·홍연아·허성윤·지정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11~16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주)닐슨코리아 POP데이터를 활용해 분석됐다.

농경연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은 외식을 크게 줄였지만, 가정 내 가족과의 식사 횟수가 증가하면서 인근 소매업체의 식재료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매유통업태별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의 경우 주택가 상권에 위치한 중대형 마트들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증가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대형마트 방문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2월 소매유통업 식품류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1월 평균보다 4.8%P 감소한 것.

반면 소비자 이용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소매유통업은 개인대형(2.4%P), 체인대형(1.0%P), 편의점(0.6%P), 개인중형(0.7%P) 순으로, 이는 소비자들이 식품류 구매 시 접근성이 좋고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변 소매점에서 식품류 구매를 늘린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평소 방문하던 오프라인 식료품 구매 장소를 바꿨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24.3%가 ‘구매 장소를 바꿨다’고 응답했다. 구매 장소를 변경했다는 응답자의 63.4%는 평소 이용하던 대형할인점에서 다른 소매 유통업체(동네 슈퍼마켓 39.9%, 기업형 슈퍼마켓 11.9%, 편의점 5.85%)로 구매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구입 횟수를 늘렸다는 응답자도 56.6%에 달했다. 30대(63.4%), 40대(60.8%), 서울 거주자(62.1%), 거주하는 읍·면·동 내 확진자가 있는 경우(63.7%) 구입 횟수가 증가했다는 응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코로나19로 발생 이후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늘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78.2%의 응답자가 건강기능식품을 더 자주 섭취하고 있다고 답한 것. 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신체 면역력을 강화하려는 행동으로 향후에도 건강식품 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토마토, 홍삼, 마늘, 브로콜리, 양파 등 면역력 강화에 좋은 것으로 인지된 식품 소비가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후 섭취량을 늘린 건강기능식품은 비타민·무기질이 55%로 가장 높았고, 인삼류 31.7%, 발효 미생물류 28.2%, 건강즙 21.6%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 초기에 인터넷과 SNS 등을 중심으로 비타민C가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소문의 확산과 관련된 것으로 예상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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