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농진청이 개발한 노지 밭작물 자동관개제어시스템(우)과 이 기술을 적용한 콩 포장.

분수호스 대비 물 사용 23.9%↓
관개효율은 16.4%나 높아
기존 농가 물대기 장비에
자동제어기 접목한 기술
유선·수동·스마트앱 제어 가능

노지 밭작물을 대상으로 관개 시 분수호스에 대비해 물 사용량을 23.9% 절감하고, 관개효율은 16.4%가 높은 자동관개제어시스템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5일, 노지 밭작물 재배 시 물의 양과 물대기(관개)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지표자동관개제어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제어기를 이용해 자동적으로 토양수분을 측정하고, 물을 공급하는 기술인데,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물대기 장비를 활용한 농가 보급형 물 관리 시스템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피해가 늘고 있기 때문에 밭작물 재배 시 관개에 필요한 노동력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해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게 농촌진흥청 생산기술개발과의 설명이다. 강우량 감소에 따른 가뭄피해면적이 2015년 5만8000ha, 2016년 16만2000ha, 2017년 13만4000ha, 2018년 18만4000ha에 달한다.

지표자동관개제어시스템은 농가에서 설치한 기존의 분수호스, 스프링클러 등의 물대기 장비에 토양수분을 자동 계측해 물을 대는 시점과 물의 양 등을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자동제어기(컨트롤러)를 접목한 기술이다. 농가의 필요에 따라 수동제어, 유선제어, 스마트앱 제어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자동으로 물대기를 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또, 자동제어기 설치비용은 약408만원으로 물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기술을 노지 밭작물 재배에 활용했을 때 인력의존형 관개방법에 비해 밭작물의 생산성은 20~30%가 증대되고, 관개에 대한 노력비는 20%가 절감된다는 분석이다. 즉, 지표점적관개(작은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관 배출구를 통해 토양 표면에 물을 대주는 관개법)를 이용했을 때 분수호스 대비 물의 양은 24% 절감됐고, 관개효율은 16%가 향상됐다. 관개효율은 10a를 기준으로 점적관개는 96.4톤, 분수호스는 119.5톤, 스프링클러는 113.1톤의 물이 사용된 것을 분석한 결과다. 자동관개시스템 설치에 따른 밭작물 생산성 향상 효과의 경우 무관개 대비 콩은 35.2%, 참깨는 41.6%, 수수는 26.1%의 생산량이 늘었다. 10a기준 콩 생산량이 무관개 시 235㎏인 반면 지표점적은 318㎏이었고, 참깨는 무관개 시 100㎏인 반면 지표점적은 141㎏으로 높았다. 수수는 무관개 시 수량이 338㎏인 반면 지표점적관개 시 427㎏으로 늘었다. 또, 노지 밭작물 자동관개 기술에 대한 경제성을 분석했을 때 지표점적 자동관개 제어시스템 설치 등에 따른 손실비용은 408만6000원인 반면 생산량 증가, 노동력 절감 등 이익적 요소는 451만8000원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정태욱 농촌진흥청 생산기술개발과장은 “2019년부터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농가보급형 자동관개기술을 보급해 86%의 높은 기술만족도를 얻고 있어 점차 보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면서 “자동 물관리 기술을 널리 보급해 물 관리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농업용수 사용량은 낮추고, 생산성은 높여 농가의 소득을 증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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