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농협중앙회가 11일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함께하는 100년 농협’이라는 비전 2025를 선포했다. 이성희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으면서 농협이 추구해야 할 농업·농촌의 미래상으로 ‘농토피아’를 구현한다는 공약을 바탕으로 농협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농협은 5대 핵심가치로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웃는 유통 대변화,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디지털 혁신, 경쟁력 있는 농업 잘사는 농업인, 지역과 함께 만드는 살고 싶은 농촌, 정체성이 살아있는 든든한 농협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80대 혁신과제를 추진한다.

농협중앙회장이 자신의 공약을 담아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이 회장은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지주회사·자회사 지배구조 개혁, 지역본부 대표기능을 조합장이 수행, 경제사업을 품목별·축종별 연합회 중심으로 개편, 현장 중심 유통 혁신, 소매유통 개편을 약속했다. 이 회장은 공약의 옥석을 가려 바른 농협을 위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이 회장이 주창하는 ‘농토피아’는 농협이 ‘농민 조합원에 의한, 농민 조합원을 위한 농협’일 때만 가능하다. 조합이 조합원 위에, 중앙회가 조합 위에 군림하는 구조를 그대로 놔두고는 어떤 비전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김병원 전임 회장의 경우 농가소득 5000만원 목표를 내걸었지만, 이는 농협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고, 실현도 가능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성찰해야 한다. 지금 농협에 필요한 것은 본질을 벗어난 레토릭(미사여구)보다, 농민의 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을 되찾는 구조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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