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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기 칼럼] 포스트 코로나와 농업 현실

[한국농어민신문 정문기 농산전문기자]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후 이태원 클럽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즉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세
계 경제를 전례 없는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개척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전세계인의 삶을 통째로 바꿔났다. 그 누구도 걸어보지 않았던, 아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세계사적 사변이 됐다. 새로운 기준(뉴노멀)이 만들어지고, 이제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됐다. 최악의 경기침체에 모든 국가들은 무제한의 유동성 공급과 대규모 재정지출로 경제적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의 성공적인 방역 모델로 세계적 찬사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도 1차, 2차 추경에 이어 3차 추경안이 편성됐고, 한국판 뉴딜 국가프로젝트도 추진된다. 

농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농식품부가 TF를 구성해 국가곡물조달시스템 재추진, 언택트(비대면)확산에 대비한 농산물 유통경로 재편, 휴먼·디지털·그린 뉴딜에 부응한 인력 확충 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농촌진흥청은 ‘코로나19 영농기술지원반’을 신설해 비대면 영농기술 지원 및 실시간 온라인 소통체계 확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언택트 온라인 수출 판촉을 강화키로 했다. 경북도가 최근에 농업 분야 6대 혁신과제를 발표했듯이 각 지자체들도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농업·농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코로나19가 우리 농업·농촌에 미치는 파장은 거세고 엄청나다. 당장 농산물 유통부문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된다. 언택트 경제에 맞춰 온라인 비중이 더욱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확대 추세였던 온라인 판매시장은 급속히 팽창될 것이며 품목 또한 확대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산지유통의 핵심인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의 소포장 확대, 저온시스템 강화 등 변화는 불가피해지고 다품종·소량 농산물 생산 및 이에 적합한 생산체계로의 전환도 속도가 붙을 것이다. HMR(가정간편식)시장은 더더욱 성장하게 될 것이다.   

또 생산방식도 급속히 바뀌게 될 것이다. 기존의 생산방식으로는 앞으로의 시장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과 결합하는 방식이 더욱 더 속도를 내고, 스마트농업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물론 이런 위협과 변화뿐만 아니라 농업·농촌의 존재가치가 새롭게 재인식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가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국내 식량자급률이 매년 떨어지고 목표치 또한 계속 낮춰지는 상황에서 식량위기에 대비한 식량안보의 강화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내야 할 핵심과제임이 다시금 분명하게 드러났다.  

또한 국내에서 생산된 농산물, 국내 농산물의 중요성도 재 평가받고 있다. 실제 국산 농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했다. 농진청의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국산 농식품의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이 33.5%로, ‘낮아졌다는 4.6%보다 7.3배나 높게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 19로 건강과 안전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서 수입산보다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국내 농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다. 여기에 아직은 도시에 비해 보건, 교육 등 생활환경이 열악하지만 이젠 비대면·청정지역을 추구하려는 삶의 가치관 변화 속에 농촌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미래지향적 접근이나 전망에 앞서 작금의 농업·농촌 현실은 참으로 암울하고 어렵다. 지금 농업·농촌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논의하는 것은 어쩌면 사상누각과 같다. 지금의 위기상황에 보다 더 충실히 접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화훼에 이어 학교급식 납품 계약농가들은 물론 우유, 계란 등 축산물도 판로를 찾지 못해 큰 피해를 입었다. 농촌 체험·관광 예약 취소가 늘면서 농촌체험마을은 직격탄을 맞았고, 일손 부족에 영농준비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가 친환경농산물 소비촉진, 농산물꾸러미 지원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이것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농업인단체연합, 농민의 길 등 농업관련 단체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3차 추경예산에 농축산업 분야에 대한 대책 마련과 과감한 예산 투입, 농축산물가격안정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한 것도 이러한 분노와 절박함이 담겨있다. 포스크 코로나에 대한 대응 못지않게 바로 현재의 농업·농촌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고 이를 우선적으로 제대로 해결하는데 팔을 걷어 붙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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