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늘 수매로 가격지지 목소리…깐마늘 가격도 뒷받침 돼야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강재남 기자]

깐마늘 평년값 밑돌아 촉각
저품위 출하 배제 등 힘입어
회복세 조짐에 기대 높아져

중국산 현지서 가격 폭락
미국 수출도 어려워져
국내 신선마늘 수입 우려 고조
업계는 검역 강화 주문


햇마늘의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두고 포전 매매가가 떨어져 있는 가운데 2020년산 햇마늘 가격 지지를 위해 풀어야 할 여러 현안도 있다. 무엇보다 시즌 마늘 가격의 바로미터가 될 초도물량인 제주산 마늘 가격 지지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한 약세가 지속하고 있는 2019년산 깐마늘 가격도 상승해야 2020년산 햇마늘과 자연스러운 배톤 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검역 강화 등으로 현재 마늘 가격이 폭락해 있는 중국산 마늘에 대한 우려를 차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초도 물량 제주 마늘 수매 대책 마련 촉구=햇마늘 가격 지지를 위해 무엇보다 2020년산 햇마늘 초도 물량으로 한 시즌 가격 지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주 마늘 가격을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포전 거래가 신통치 않은 등 제주 마늘 가격 전망이 심상치 않다. 이에 제주마늘생산자협회를 중심으로 한 제주 마늘 농가들은 지난 13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농협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동시에 열고, 제주 마늘 수매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수확의 기쁨은 찾을 수 없고 긴 한숨과 분노, 피눈물만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통계를 기다리다 발표한 정부 대책은 제주마늘 농민들이 다 죽은 다음에야 만들어낸 정책이며, 제주도정 역시 마늘산업을 제주 전체 농업 문제로 보고 공세적 대책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함에도 손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들은 “우리 마늘 농민들은 도내 모든 생산자와 연대해 제주농업과 농민·농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가들은 △정부는 농협과 동시에 마늘을 수매하라 △제주도는 농협 비계약 물량에 대한 별도의 수매대책을 마련하라 △제주마늘 생산비인 1kg당 3200원을 보장하라 등의 대책을 요구했다.

▲깐마늘 가격 견인돼야=다른 작목과 달리 마늘은 정부 수급조절매뉴얼 대상이 ‘깐’마늘이다. 더욱이 2019년산 깐마늘 가격이 지지가 돼야 2020년산 햇마늘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저장 이후 올해 들어서도 계속해서 깐마늘 가격은 약세가 지속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aT Kamis)에 따르면 2019년산 깐마늘의 올 3월 1kg 상품 평균 도매가는 3886원(평년 6577원), 4월은 3915원(평년 6496원)으로 나오는 등 반등하지 못한 것.

그나마 선별 강화 및 출하 조절 등 최근 깐마늘업계 노력 속에 깐마늘 가격은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 말 3000원 후반대였던 깐마늘 가격은 이달 초 4040원에서 11~13일 현재 4167원을 기록하는 등 반등하고 있다.

깐마늘업계 관계자는 “출하 물량을 조절하고, 저품위 출하를 배제하는 등 깐마늘 가격이 지지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여전히 평년보다는 낮은 가격대지만 그래도 최대한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며 “단경기 깐마늘 가격이 높아져야 햇마늘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햇마늘 못지 않게 깐마늘 소비와 가격 지지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시장의 관심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마늘 경계 목소리=올해 유독 중국산 마늘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들린다. 중국산 마늘의 현지 사정이 좋지 못해 물량이 많고, 가격은 폭락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마늘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마늘은 외적으론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관세 인상으로 미국과의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내적으론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침체로 자국 내 소비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물량이 넘쳐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은 상당히 낮은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기존 국내 수입행태인 냉동마늘이나, 심지어는 신선마늘로까지 들어올 수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마늘업계에선 중국산 마늘에 대한 검역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마늘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신선마늘 관세가 360%라 신선마늘 형태로는 국내에 들어오기 어려웠지만, 워낙 중국산 마늘 가격이 낮아 일부에선 높은 관세를 매겨도 중국산 신선 마늘이 들어올 수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그게 안 되더라도 기존 냉동마늘 형태(관세 27%)나 다른 나라로부터의 우회 등 꼼수로 들어올 수도 있다”며 “올해 더욱더 중국산 마늘에 대한 검역 강화를 비롯해 중국산 마늘 동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욱·강재남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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