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 김대식 드림인공존 대표가 13일 충남 공주의 한우농가에서 실시한 벽화 그리기 활동에서 소를 그리고 있다. 그는 이 같은 활동이 농장의 인식 변화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3년째 ‘벽화 그리기 봉사’ 
김대식 드림인공존 대표 

외부인들 농장 보는 시각 살려
동화 같은 가축 캐릭터 표현
자연 공존 친환경 주제도 담아

높은 벽면은 6미터 달하기도
작업 힘들지만 잘 보여서 보람 
어릴 적 소 키운 경험도 있어
농장 인식 변화에 보탬 됐으면 


분뇨와 냄새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축산농장의 환경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투박한 콘크리트 일색이었던 농장 벽면에는 동화 같은 그림이 그려지고 아무 것도 없었던 농장 주변에는 나무와 꽃이 심어지고 있다. 3년째 축산농장의 벽면에 예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대식 드림인공존(Dream in 共ZONE) 대표는 이 같은 벽화를 그릴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한다. 드림인공존은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공공미술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봉사단체다.

김대식 대표는 “2017년 처음 축산농장에 벽화 그리기를 시작했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에 34곳, 2019년 50곳의 농장에 벽화를 그렸고 올해에는 60곳의 농장의 벽에 그림을 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이 주로 그리는 그림에는 축산농장과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소 같은 가축의 캐릭터와 자연이 공존한다. 김대식 대표는 “외부인들이 보는 농장은 동화 같은 시각이 있다”며 “친환경적 목장을 주제로 동화 같은 캐릭터를 함께 담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업을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 횡성의 한우농장을 꼽았다. 김 대표는 “횡성의 한우농장 주변에 치악산 등산로가 위치해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가 작업하는 동안 등산객들이 ‘그림이 예쁘다, 멋지다’ 등의 호응을 주면서 재밌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도드람농협 쪽에서 진행한 곳의 벽면은 높이가 무려 6미터에 달했다. 높은 사다리에서 작업하기 힘들었지만 크고 넓은 벽면에 작업한 후 벽화를 보니 멀리서도 아주 잘 보여서 보람됐다”고 덧붙였다.

벽화를 잘 그리는 노하우도 소개했다. 그는 “붓을 페인트에 푹~ 담그지 말고 중간 정도 넣은 후 천천히 작업해야 한다. 그리고 붓을 짧게 잡는 것이 손 떨림 등을 방지해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벽화 작업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김 대표는 “벽면의 높이가 3~4미터 이상이 되면 사다리로 올라가는 만큼 부상 위험 등 작업의 어려움이 있다”면서 “전국 곳곳을 다녀야 하는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2020년에도 즐겁고 재밌게 벽화 그리기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대식 대표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아버지께서 전북 고창에서 한우와 낙농을 하셨다. 그래서 축산에 더 애착을 갖고 이 같은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어렸을 적 아버지와 함께 소를 키웠던 경험이 이 같은 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벽화를 그리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나서 재밌게 그리고 보람되게 일을 하고 있다. 우리들의 이 같은 활동이 축산농장의 인식 변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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