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공공급식 납품 중단 직격탄
소비 확대 방안 없어
온라인 판매 등 나서지만
업체 대부분 영세해 고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통식품업체들의 매출이 최대 8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학교의 개학 연기로 학교급식 등 공공급식 납품이 중단되고 소비도 침체되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이 중에서도 전통장류업체는 신선 농산물과 달리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통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 기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통식품업계 피해 현황을 집계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매출액이 최소 20%에서 최대 80%가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김치류, 장류, 떡류, 묵류, 곶감, 조미김, 생들기름 등 지역별 대표 품목 업체 4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요 판매처가 학교급식 등 공공급식인 업체의 피해가 가장 컸고, 우체국이나 자사 쇼핑몰을 통한 온라인 판매, 홈쇼핑 방송 등 다양한 판로가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학교급식, 농협하나로유통, 항공사 기내식 등에 납품하는 장류업체인 옹고집영농조합의 경우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80% 감소했다. 인천에 있는 김치업체 농가식품은 학교급식 판로가 막히자 월 매출 2억원이 감소, 약 1억원의 재고가 쌓였지만, 이를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김치은 농가식품 대표는 “김치는 시간이 오래 지나 시어져 버리면 쓸 수도 없어 어디로든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라 막막하다”며 “국산 김치 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중국산 김치를 쓰는 외식업체에 바로 납품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에 위치한 장류업체 항아골 김명숙 대표는 “오프라인 매출은 20%가 줄었지만, 다행히 올 초부터 온라인 판매와 홈쇼핑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해 이번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답했다.

특히 전통장류의 경우 꾸러미 등을 통한 판매가 대부분 과일, 채소에 몰리면서, 소비처를 늘릴 곳이 마땅치 않아 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한국전통가공식품협회는 전통장류 업체만을 대상으로 100여 곳을 조사한 결과, 대도시나 지방에서 서울로 납품하는 업체들은 월 5000만~7000만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순창에 위치한 장류업체인 향적원 최칠분 대표는 “학교급식으로 80~90%를 납품하고 있었지만, 연이어 개학이 미뤄지면서 재고가 그대로 쌓여있다”며 “판로가 막막해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기에 직원 감축 수순을 밟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통식품업계는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SNS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각종 프로모션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인 전통식품업계로서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광범 한국전통가공식품협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전통식품업계 80% 이상이 홈쇼핑 방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며 “이외에도 온라인 택배비 지원, 현금 지원 등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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