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생태계교란생물 지정 외래종
지난해 전체 말벌 중 72% 차지
양봉농가 연간 피해액 1700억

기후변화 등에 따라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된 등검은말벌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양봉산업 피해방지를 위한 연구 및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촌진흥청이 기후변화가 농업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안동대학교 정철희 교수팀과 2018~2019년에 걸쳐 말벌 전국실태조사를 실시했다. 2018년 272지점에서 1만4491개체, 2019년 280지점에서 1만1562개체의 말벌을 채집해 등검은말벌이 차지하는 비율을 조사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전체 말벌 개체수 중 등검은말벌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8년 49%에서 2019년에는 72%로 증가했다. 전국 분포 특성을 보면 경남, 전남, 부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개체수가 증가했고, 광주, 울산, 대구 등지에서 증가 폭이 컸다. 또한 고위도 지방으로 개체수가 적었던 강원, 경기, 서울에서도 증가추세가 뚜렷했다. 아울러 2018년과 비교해 2019년에는 등검은말벌과 황말벌의 비율이 늘었고, 장수말벌, 말벌, 꼬마장수벌 등은 줄었다.

말벌은 꿀벌을 공격해 양봉농가에 피해를 입히고, 8~10월에 활동이 활발해져 농작업과 야외활동이 잦은 여름과 가을철 주의대상이다. 말벌 중에서 등검은말벌은 2019년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된 외래침입종으로, 이로 인한 피해액은 연간 1700여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농진청은 등검은말벌에 의한 양봉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등검은말벌 탐색기술, 드론 이용 등검은말벌 약제살포 장치 등 방제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구복 농진청 기후변화생태과장은 “기후변화 영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말벌류의 분포변화를 계속 관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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