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본부 올해 첫 과일관측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사과, 전년비 0.1% 감소에도
썸머킹·아리수 등 기타 품종↑ 
주요 품종 중심 3% 준 배도
신화·화산·황금 등은 늘어
2%↓ 포도, 샤인머스켓만 급증  

수입과일과 경쟁 역할 기대 속 
품질관리·적정 가격 우려도
“버티다 가격 폭락 등 경계해야” 


올해 사과와 배, 포도 등 주요 과일류 재배면적이 감소했다. 반면 신품종 재배면적은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지난 4일 올해 처음 발표한 과일관측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업계에선 신품종 재배면적이 증가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보면서도 신품종이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고 밝히고 있다. 

▲전체 면적은 줄고, 신품종은 늘고=농경연 관측본부가 4월 29일 기준 표본농가와 모니터 조사치를 통해 파악한 결과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지난해 대비 0.1% 줄어든 3만2921ha로 조사됐다. 특히 성목면적이 전년 대비 2.8% 줄어들었다. 2017년 3만3600여ha, 2018년 3만3200여ha 등 계속해서 사과 면적은 줄어들고 있다. 

품종별로 보면 조숙계 후지 -6%, 후지 –1.3%, 쓰가루(아오리) -4.5%, 홍로 -1.2%, 양광 -3.5% 등 주요 품종 면적이 모두 줄어들었다. 반면 기타 품종은 지난해 2406ha 대비 올해엔 18.9% 증가한 2861ha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썸머킹, 아리수 등 신품종을 중심으로 신규 식재 면적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배도 올해 재배면적은 지난해 대비 3% 감소한 9327ha로 조사됐다. 신고 –3.8%, 원황 –2.9% 등 주요 품종 재배면적이 감소한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반면 신화 4.5%, 화산 6.8%, 황금3.1%, 기타 6.7% 등 국내 육성 신품종 배는 재배면적이 증가했다. 최근 국내 육성 품종 보급 사업과 농가 품종 다양화 노력으로 기타 품종 재배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본부는 분석했다. 

감귤류 재배면적도 전체적으로 지난해 대비 0.3% 줄어든 1만5933ha를 기록한 가운데 만감류는 2% 증가한 4058ha로 조사됐다. 만감류 중에서도 기존 품종인 한라봉 재배면적은 3% 감소한 반면 천혜향, 레드향, 기타 만감류(카라향 등)는 농가 선호 증가와 지속적인 수요 확대로 각각 4%, 6%, 7%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포도 역시 전체 재배면적은 지난해 대비 2%가량 줄어든 1만2676ha를 보였다. 캠벨얼리 –11.8%, 거봉 –8.4%, MBA –10.9% 등 거의 모든 품종 재배면적이 감소했지만 포도 신품종 샤인머스켓이 47.4% 급증한 게 포도 재배면적을 2% 감소에 그치게 했다. 

▲신품종 증가 현상 기대와 과제는=시장에선 신품종 재배면적이 증가한 것이 과일 산업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이영신 가락시장 중앙청과 전무이사는 “사과 썸머킹, 배 아리수와 신화, 포도 샤인머스켓, 감귤 만감류 등 주요 품목에서 신품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과일 소비가 정체됐는데 이런 신품종 등장은 과일 소비를 늘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고, 실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입 과일과의 경쟁에서도 신품종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품종 보급에 주력하고 있는 곳에선 신품종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이 신품종에 또 한 번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밝히고 있다. 품질 관리와 적정 가격 등이 따라와야 한다는 것. 특히 지난해 루비에스 사과 사례가 신품종 확산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는 목소리다. 

도매시장 신품종 평가회를 주도하고 있는 위태석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현재 농산물 유통업계를 보면 소매점에선 신품종을 통한 타 업체와의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곳에 물량을 공급하는 도매시장에서 신품종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니 소매점까지 신품종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품질 관리와 적정 가격 조정 등이 제대로 이뤄져야 신품종이 제대로 산지와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위 연구관은 “2년 전 루비에스가 700g에 1만원  정도의 고가에 유통됐는데 생산량이 늘어난 지난해엔 1kg에 5000원 정도 유지됐어야 했지만 2년 전 기대 심리로 출하를 하지 않다가 결국엔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막판에 물량이 몰리고 가격은 폭락했다”며 “사과가 1kg에 5000원이면 10kg에 5만원 하는 것으로 이렇게만 돼도 사과는 높은 가격대다. 생산량이 늘면서 그에 맞춰 가격도 적정 수준까지는 내려가야 하는데 신품종에 대한 가격 기대 심리로 버티다 결국 가격이 폭락하고 품위는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산 사과·배 작황은=한편 과일관측 결과 올해산 사과·배 개화 상태는 냉해로 인해 상당히 좋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과는 평년 대비 개화 상태가 ‘좋다’는 농가가 1.8%에 그친 반면 ‘나쁘다’는 농가는 66.4%에 달했다. 배도 평년 대비 개화상태가 ‘좋다’는 농가는 6.5%밖에 되지 않았고, ‘나쁘다’는 농가는 70.3%나 됐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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