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베트남·러시아 등 수출 제한에
국제 곡물위기설 제기됐지만
생산·재고량 등 이상 징후 없어

밀·옥수수 등 소비량은 감소
달러 강세로 수입단가 오를 듯


베트남,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곡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 곡물위기설이 제기됐지만 곡물 선물가격 지수는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밀,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의 생산과 소비 등 수급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제곡물(5월호)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와 원유가격 하락에 따른 바이오 에탄올 생산이 줄어 곡물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2분기 곡물 선물가격 지수는 1분기 대비 3.2% 하락한 97.7로 예측됐고, 국제곡물조기경보도 ‘안정’ 단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물가격 지수는 ‘2015년=100’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다만 달러화 강세로 우리나라의 2분기 곡물 수입단가는 1분기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곡물별 생산(2019/2020년) 전망을 보면 밀은 전년 대비 증가하지만 옥수수, 콩, 쌀 등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고됐다. 밀의 경우 세계 생산량은 7억6640만톤으로 전년대비 4.6%(3402만톤)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 인해 밀의 세계 기말재고량도 전년대비 6.4% 늘어난 3억388만톤으로 전망됐다. 옥수수 세계 생산량은 11억1063만톤으로 전년보다 1.1%(1183만톤) 감소하고 기말재고도 3억1189만톤으로 4.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콩 생산량은 전년보다 5.4% 감소한 3억3849만톤에 기말재고는 7.2% 감소한 1억550만톤으로 예측됐다. 베트남에서 수출 제한으로 선물가격(장립종)이 오른 쌀은 세계 생산량이 0.6% 감소한 4억9814만톤으로 전망되고, 기말재고는 3% 증가한 1억6206만톤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주요곡물의 세계 생산량과 기말재고량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소비량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밀의 경우 식량 및 사료용 모두 감소하고, 옥수수는 유가 하락에 따른 바이오 에탄올 중심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됐다. 콩과 쌀 또한 전년대비 소비 감소 현상이 동일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곡물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분기 선물가격지수는 1분기보다 3.2% 하락한 97.7로 예측되고 3분기에도 97.8로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곡물 선물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지만 우리나라의 곡물수입가격은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4월 곡물 수입단가가 사료용 밀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강세 속에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는 1분기 대비 4.2%, 사료용은 3.2% 각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국제 곡물가격 전망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2분기 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분기보다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식량안보를 우려한 곡물 수출 주요국의 수출 제한 조치와 국경 봉쇄 등은 국제곡물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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