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코로나19가 다양한 소비 형태를 창출했다. 차를 주차하지 않고 소비자가 상품을 사는 서비스 형태인 드라이브 스루도 그렇다. 사람 간 대면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드라이브 스루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이 시국에 어울리는 물품 구매 방식으로 급부상했다.

실제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부경양돈M&F 사천점과 하남돼지집 울산일산점을 통해 드라이브 스루 할인 판매를 진행했다. 부경양돈M&F 사천점에서는 삼겹살과 앞다리살로 구성한 세트를 30% 할인 판매했고 하남돼지집 울산일산점에서는 삼겹살 2인분과 김치찌개를 세트로 구성해 30% 할인한 가격인 1만7500원에 선보였다.

사천과 울산에서 드라이브 스루 판매가 성공을 거두면서 서울 등 대도시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고 이에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24일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활용한 돼지고기 할인 판매를 실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삼겹살 1㎏과 목살 1㎏으로 구성된 꾸러미를 평균가격 대비 46%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몰렸다.

문제는 시간과 장소였다. 드라이브 스루 행사는 차량 통행이 늘어나는 금요일 오후 시간에 도심에서 열렸다. 서울 강동구 소재 농협 서울지역본부에서 실시된 이번 행사로 인해 행사장 주변 일대의 한 차선이 꽉 막혀버렸다. 풍납사거리에서 강동구청역 방향으로 우회전 하려던 차량은 드라이브 스루로 몰려든 차량 때문에 한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행사 시간도 차량 통행이 잦아지는 금요일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진행돼 소비자들 사이에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더욱이 행사 주관단체의 수장 중 한 명인 김태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가 행사 시간(14시) 보다 늦게 도착하면서 소비자들의 대기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민원이 발생했고 경찰이 출동했다. 면역력에 좋은 돼지고기를 소비자들에게 싸고 안전하며 손쉽게 공급하려는 취지는 좋았지만 실행 방식이 서툴렀다.

현장에서는 “주변 교통도 혼잡하게 하고 소비자들의 대기시간도 길어지게 하면서까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것이 옳았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차라리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팔거나 시간·장소를 다르게 선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라는 주장. 일각에서는 드라이브 스루라는 유행에 편승한 전시성 행사라는 일침도 나왔다. 좀 더 신중한 접근이 아쉬운 행사였다.

이현우 축산팀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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