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위원장 박진도)가 4월 25일로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앞서 23일 박진도 위원장은 담화문을 내고 1주년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1주년 기념행사는 문재인 정부 3주년과 겸해 5월 중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담화문 내용을 통해 본 농특위의 활동 성과와 향후 방향 등을 정리했다.


◇출범 1년의 성과는

3농문제, 국민 의제로 부상
국가먹거리종합전략 설정
농수산물 가격·경영안정 관련
국가책무 분명히 하는 데 노력


박진도 위원장은 “농특위는 지난 1년간 농어업과 농어촌이 가진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국민 여러분께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주요한 명제로 삼으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농정 틀 전환’에 매진했다”며 “본위원회, 분과위원회, 특별위원회, TF팀에 참여해주신 150여명의 위원 여러분과 100여회에 달하는 토론회, 간담회, 전국순회 타운홀미팅 등에 참여해주신 연 인원 3000여명에 달하는 국민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과 수고 덕분에 크고 작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생소하기만 했던 ‘농정 틀 전환’이라는 말을 보편적 용어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지난 30년간 농정을 지배해온 ‘효율과 경쟁 중심의 생산주의 농정’을 ‘사람과 환경 중심의 지속가능 농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대내외적으로 공유했다”면서 “이를 위해 농어업계 안팎의 많은 분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공감대를 넓힌 것이 주효했다”고 알렸다.

이어 박 위원장은 “이를 통해 섬처럼 여겨졌던 3농(농어업·농어촌·농어민)의 문제를 농어업계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관심의제로 부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에 열린 ‘2019 전국순회 타운홀미팅 보고대회’에 참석하신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지속가능한 농정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혁신과 성장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도록 농정의 틀을 과감히 전환하겠다’고 밝히시며 농특위의 활동에 힘을 실어 주셨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또 “각 위원회의 회의와 의결을 통해서 크고 작은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며 “농어민과 농어촌주민이 창출하는 농어업·농어촌의 공익적 가치·다원적 기능에 대한 지불(공익기여 지불)을 중심으로 예산구조를 바꾸는 단초를 만들 수 있었다. 농수축임협의 개혁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고, 경축순환농업 실행은 이해당사자와 부처의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대타협을 이뤄낸 훌륭한 사례가 됐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밖에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한 국가먹거리종합전략의 의제를 설정하고 농수산물의 가격 및 경영안정에 대한 국가책무를 분명히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농촌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자원 순환형 임업 실현, 여성농업인을 위한 협의체 구성 등도 농특위가 일궈온 열매”라고 평가했다.


◇향후 활동 방향은

전국 농지 필지별 전수조사
공익기여지불 예산 우선 배분
사회협약 준비기구 추진
농어촌여성정책포럼 준비도


박진도 위원장은 “올해는 농정 틀 전환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농어민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농정 틀의 전환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향후 활동 방향으로 △농정 틀 전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사회협약의 실천 △국민 먹거리 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가 푸드플랜과 지역 푸드플랜 수립 △농정 예산구조 개편 방안 제시 △사회적 경제조직 활성화 논의 △중앙정부-지방정부-민간의 협치 농정에 기초한 농정추진체계 개편과 농정분권 실현 △농지실태조사를 위한 표본조사 시행 등을 제시했다.

▲농지실태조사를 위한 표본조사=박 위원장은 “농지실태조사를 위한 표본조사를 시행하겠다”며 “이를 통해 농지정보관리실태를 점검하고 전국의 농지를 필지별로 전수 조사해 불법적 농지소유를 막고 농지의 보전과 효율적 이용 방안을 만드는 데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1월 신년사에서 밝힌 농지 전수 실태조사에 대한 언급에 이은 후속 조치다. 이와 관련 오현석 농특위 사무국장은 “경기도와 경남도 마을을 선정해 표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빠른 시일 내에 착수하려고 한다”면서 “위원장께서 신년사에서 밝히셨듯이 농지 전수 실태조사를 할 수 있도록 반영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농정 예산구조 개편=농특위가 출범 이후 중점연구용역으로 추진 중인 과제 중 하나가 농정 예산구조 개편이다. 농정 틀 전환의 핵심 축인 만큼 농특위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 위원장은 담화문에서 “농어민에 대한 생산 보조금과 농어촌에 대한 하드웨어 중심의 보조금을 절감해 재원을 마련하고, 새로 늘어나는 농정 예산을 우선적으로 공익기여지불로 돌리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연구용역은 정부와 학계 등 외부의 의견수렴을 거쳐 현재 내부 검토 중에 있으며, 조만간 마무리될 계획이다. 5월 농특위 본회의 보고에 이어 대외에 알려질 예정이다.

▲사회협약 실천=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알리고 농정 틀 전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사회협약도 중요한 활동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농어민뿐만 아니라 소비자, 환경단체, 노동계 등 시민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해 농정 틀 전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과도 책임 있는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며 “올 한 해 온 힘을 다해 사회협약의 구체적 내용에 합의하고, 이것이 범국민적인 의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바랐다. 농특위는 올해 초 사회협약을 위해 각계각층의 단체들과 교류를 진행해 왔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이다. 오현석 사무국장은 “사회협약 추진을 위한 준비기구를 만들 것이고, 이 준비기구를 통해 사회협약의 내용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농정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지역과 현장 농어업인, 국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논의 틀은 지금처럼 계속 만들어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농특위 내에 ‘희망을 만드는 농어촌여성정책포럼’(가칭)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출범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임성규 농특위 농어촌정책팀장은 “여성단체들의 요청에 따라 포럼 출범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만들고 2차례 회의(화상회의 포함)를 진행했다. 여성 농어업인, 전문가 등과 함께 출범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알렸다. 출범식은 5월 15일 국회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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