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업계 혼란 가중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햇양파 수확철이 도래하는 가운데 양파 재배면적 통계가 이전 통계와 크게 차이나 양파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가락시장에 반입된 양파 모습.

양파시세 나아지지 않아
면적 줄어도 단수 늘어
시장 반입량 큰 차이 없어
“10~15% 수준 감소 추정”

종자업계도 갸우뚱 
“20~25% 준 것으로 보여”

일부 가격상승 설레발에
수입 움직임 확대 우려도


양파업계에선 전년 대비 '32.6%' 면적이 급감했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에 대해 의문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통계의 정확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농업 통계 일원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으며, 벌써부터 양파 값 상승 전망과 민간 수입업체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파업계에선 이번 통계청의 양파 재배면적 조사 결과와 관련 불신이 강하다. 조생 물량이 30%나 급감했지만 오히려 시장 상황은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고 조생 양파 시세도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 산지에선 특히 매년 반복되는 불신이 수그러들기 위해선 농업 통계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유승철 가락시장 동화청과 경매사는 “지금 산지 상황을 보면 그렇게 양은 줄지 않았다. 하주 이야기를 들어보면 최대 10~15%까지는 면적이 줄어들었다고 보는 데 작황이 좋아 단수가 늘어나다 보니 시장 반입량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조생 물량 30%가 줄었다고 하면 어마어마하게 수확량이 감소한 것이다. 아무리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됐다 해도 저 정도 면적 감소면 현장에서 양파 값이 좋아야 하는데 오히려 현재 조생 양파 값이 좋지 못하다”며 “농업 통계만큼은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하거나 일원화를 하는 등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자업계에서도 32.6%나 양파 면적이 급감한 것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장영걸 농우바이오 차장은 “종자 나간 양을 보면 20%는 감소할 수 있는데 30%를 넘었다고는 분석하지 않았다”며 “특히 국내 주요 양파 종자 업체가 23% 내외 정도 줄어든 거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환 동부팜한농 부장은 “마늘보다 양파가 면적이 줄어든 것은 확실한데 (통계청이 발표한) 그렇게까지 양이 줄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많이 잡아도 20~25% 면적 감소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양파 재배면적이 급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벌써 올해 양파 가격이 상승하는 게 아니냐는 기우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언론에선 ‘양파 값 오르나…올해 재배면적 32% 급감’ 등의 전망을 하고 있다. 또 산지와 시장에선 민간 수입업체 움직임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걱정도 하고 있다.

강선희 위원장은 “정부는 수입을 안 한다고 공언했지만, 면적이 급감했다고 하면 민간 수입업체 움직임은 활발해질 수 있다. 이미 이번 통계청 발표 전 18% 정도 면적이 감소한다고 했을 때도 민간 수입업체들은 물량 확보에 혈안이었는데 이제 그런 현상이 더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단수가 좋아 면적이 감소해도 시장 반입량은 유지되고 있는데 여기에 수입 물량까지 늘어나면 올해 국내산 양파 시장은 큰 위기에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승철 경매사는 “양파는 4월 말이 소비가 가장 잘 되고, 더워지고 행사도 줄어드는 5월 중순 이후엔 소비가 주춤하다”며 “더욱이 조생 양파 시세가 한 해 양파 시세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지금 양파 소비가 최대한 지지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현실과 맞지 않은 시세 상승 전망 등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파 수급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통계청 재배면적 조사 결과와 관련 시장 상황을 좀 더 살펴보고 대응할 방침이다.

이남윤 농식품부 사무관은 “통계청 재배면적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조생종의 경우 지난해보다 6% 감소(전체는 18%)했다고 보고 이에 맞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30% 이상 급감했다면 반입량은 줄고 시세는 뛰어야 하는데 시장 반입량과 가격이 예년과 크게 차이가 없어 시장 상황을 계속 살펴보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사무관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면적 편차가 크게 난 게 의문이긴 하다”며 “다만 재배면적이 급감했다고 해도 올해 정부에서 수입 양파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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