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를 이어온 전통 방식 고추장…맛있게 매운 맛 세계에 알린다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 순창성가정식품에서는 4대째 전통방식으로 고추장을 제조하고 있다. 사진은 이점순(좌), 김종덕(우) 대표

원재료 100% 국내산만 사용
6개월 이상 숙성기간 거치고
수출 목표로 HACCP 인증도

토마토 고추장 개발 등
해외 인지도 넓히는 데 온힘
손쉽게 먹는 ‘HMR’도 추진


전북 순창은 명실상부한 고추장 특산지로, 약 300년 전부터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순창성가정식품은 4대째 전통 방식으로 고추장을 제조하면서 해외에 맛있게 매운 고추장 맛을 알리고 있다.

김종덕 성가정식품 대표의 부모님은 성가정식품 설립 이전부터 농사를 지으면서 전통 방식으로 고추장을 만들며 판매를 해 왔다. 그러던 중에 고추장을 전문적으로 생산·판매해 보자는 생각에 1996년 성가정식품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위생적이고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시설을 보완하고 공장도 증축하게 됐다. 현재 3곳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2009년 HACCP 인증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2009년 당시 국내에서 전통 장류에는 HACCP 인증이 의무화되지 않았지만 성가정식품은 해외 수출을 목표에 두고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성가정식품은 대량 생산을 위해 현대화된 기계식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전통 방식의 고추장을 생산하는 것이다. 전통 고추장 생산방식은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우선 고추장의 원재료인 찹쌀을 24시간 물에 불려 재워 놓은 후 수분을 빼고 분쇄한다. 여기에 발아시켜 건조한 보리로 만든 엿기름을 분쇄한 찹쌀과 함께 섞어 끓여서 식힌 후 고춧가루, 메주가루, 조청, 소금을 넣고 배합한다. 이후 6개월 이상의 숙성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 기간 동안 고추장 원료의 매운맛, 단맛, 짠맛이 조화롭게 우러나오면 비로소 고추장이 완성된다. 이처럼 제조 방식과 원재료의 차별화 덕분에 성가정식품의 고추장, 된장, 간장 등 5가지 장류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통식품 인증을 취득했다.

김종덕 대표는 “많은 대기업에서 고추장을 생산하고 있지만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기는 힘들다. 이유는 전통 방식으로 고추장을 생산하는 것은 과정도 복잡하고, 원재료 선정도 까다롭기 때문이다”며 “성가정식품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전통 방식 유지와 까다로운 원재료 선정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가정식품은 국내 대기업에 고추장과 전통장류 등을 OEM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또한 학교급식용으로 고추장을 공급하기도 하고, 국내 프리미엄 유기농식품 판매장에서도 성가정식품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성가정식품은 고추장을 비롯한 전통 장류 제품의 원재료는 100%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원재료인 찹쌀, 고추, 콩 등은 순창군 및 관내 농협 등과 협의해 지역 재배농가와 계약을 통해 매입한다. 저렴한 수입 농산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지역의 농산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이유는 차별성 때문이다. 이러한 차별성으로 그동안 제품의 디자인 변경 등 외적인 변화가 없이도 국내 판매가 꾸준히 이뤄져 왔다.

성가정식품은 국내 소비자들에 이어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한국 전통 고추장을 더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과거 전북도나 일부 대기업 등을 통해 해외에 수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엔 해외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토마토 고추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토마토 고추장에 대한 바이어들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 트렌드에 맞춰 한국 전통 장류를 이용해 가정에서 손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HMR 제품 개발도 계획 중이다. 

김종덕 대표는 “고추장이 해외에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지만 한국의 전통 방식을 유지하는 고추장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한국 전통 방식의 고추장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세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면서 싶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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