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코로나19 사태로 쌀 및 곡물 수출 제한에 나서는 국가들이 잇따르면서 식량위기 우려가 제기된다. 최대 밀 생산 국가인 러시아는 지난달 20일부터 열흘간 모든 곡물 수출을 임시적으로 제한했고, 베트남은 쌀 수출을 잠정 중단 후 재개했다. 다만, 4~5월 수출물량을 전년 60% 수준으로 줄였다. 캄보디아도 5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고, 세계 1위 쌀 수출국 인도는 국가 봉쇄령을 다음달 3일까지 연장키로 하면서 글로벌 식량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쌀 자급률이 높은데다 곡물 재고량도 어느 정도 확보돼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달 보고서에서 옥수수·밀·콩·쌀 같은 주요 곡물 재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확산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각국이 국경을 폐쇄하고 국가 간 차량이동 금지 등 물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경우 곡물 수출국들은 자국 식량 확보 차원에서 곡물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이 높다.

자칫 곡물 수입국인 우리나라도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가 있다.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 자급률이 21.7%에 불과한 우리나라로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최근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을 다시 추진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이를 추진하려다 포기했던 경험을 다시 되풀이해선 안된다.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이 국내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첫 단초가 될 수 있어서다. 나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국내 식량 상황을 총체적으로 세밀하게 점검하는 한편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생산기반 확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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