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통계청 3월 소비자물가동향
배춧값, 전년비 96.9% 상승
현재 시세 10kg 7000~8000원
평년 6000원대 초반과 비슷
봄배추 출하 땐 하락 불보듯

무는 평년 대비 계속 약세장
지난해 폭락 탓 눈에 안띄어
저장량 많고 면적도 늘어
상당기간 가격 맥 못 출수도


지난해 봄철 극도로 낮았던 배추·무 가격이 올해 봄철 배추·무 가격을 상대적으로 높게 인식시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배추·무 가격이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고, 오히려 봄철 시설 물량이 증가하면 하락세를 걱정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올 들어 최근까지 계속해서 배추 가격은 지난해 서너 배 이상의 시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봄철 배추 가격이 상당히 높다는 착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 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대한 언론보도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의 주원인이 ‘배춧값이 전년 대비 96.9% 상승’하는 등 채소 가격 상승으로 분석됐다. 4월 중순 현재에도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가격은 10kg 상품에 7000~8000원을 오가며 2000~3000원 대였던 지난해보다 상당히 높아 배추 가격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6000원대 초반이었던 평년 4월 시세와 비교하면 그리 높은 가격대가 아니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해엔 워낙 면적 증가와 작황 호조, 저장량 증가 등이 맞물리며 이례적으로 매우 낮은 가격대가 이어졌다.

더욱이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발표한 시설봄 물량 재배면적 실측조사 결과 시설봄배추는 전년 대비 12.1%, 평년보다는 7.1% 증가한 490ha로 조사됐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2팀장은 “현재 배추 가격이 좋은 물량 기준 한 포기에 2000~3000원으로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다. 더욱이 봄배추가 본격 출하되면 배추 시세는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재 저온 현상으로 시설 봄배추 출하가 조금 늦어져 하락세도 이에 맞춰 진행되겠지만 과일과 달리 배추는 저온 현상에도 생육이 늦어질 뿐 양이 안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배추 가격이 봄 배추 출하와 맞물려 하락세로 돌아설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평년과 비교해 계속해서 약세장이지만 지난해 가격이 워낙 낮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무는 4월 중순 현재 가락시장에서 20kg 상품에 9000원 내외의 시세가 이어지고 있다. 4월 평년가인 1만3000원보다 4000원 가량 가라앉은 시세지만 지난해 이맘때 8200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무는 5월 이후에도 저장 월동무가 출하되는 가운데 이 물량이 아직 많다. 대아청과에 따르면 저장무는 13일 기준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28.6%, 41.4% 증가(▶본보 4월 17일자 5면, 아래 관련기사 참조)했다. 여기에 농경연 관측본부 실측조사 결과 시설봄무가 지난해보다 38.7%가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평년보다는 7.3% 감소한 수치지만 워낙 월동무 저장량이 많고, 가격이 상당히 안 좋았던 지난해보다는 시설봄무 면적이 크게 늘었다. 한마디로 바닥세였던 전년 대비 저장물량과 시설봄무 출하가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고돼, 무 가격 약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오현석 팀장은 “무는 배추보다 더 걱정이다. 현재도 양이 많은 상황에 봄 물량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개학이 더 늦춰지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시세 지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지난해 무 가격이 추석까지 바닥세가 이어져, 올해 가격이 낮아도 그렇지 않은 것으로 인식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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