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코로나19 여파 본격화로
경기전망지수 ‘66’ 사상 최저
온라인·홈쇼핑 호조세도 꺾여

신용카드 결제대금 익일 입금 
공공역사 점포 임대료 감면 등
위기 극복할 과감한 대책 촉구


5월 가정의달과 봄철 행사 등으로 유통업계 주요 대목인 2분기 유통업계 경기 전망이 최악으로 나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가 2분기엔 본격적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유통업계에선 영업 규제 개선, 내수 활성화 행사 마련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악의 2분기 유통업계 전망=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3일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경기전망지수(RBSI) 결과 ‘66’으로 역대 최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준치 100 초과 시 호전, 미달 시 악화 전망으로 2002년 조사 시작 이래 이번 결과가 가장 낮은 수치로 조사됐다. 지난 1분기 88보다도 22나 떨어진 전망치로,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세부 업태별로 보면 농식품 주요 판매처인 대형마트의 경기전망지수가 44로 가장 낮았다. 그 전 분기 80 대비 36p 하락해 낙폭도 가장 컸다. 백화점 업계도 전 분기 대비 32p 하락한 61로 조사됐다. 대형마트는 온라인쇼핑에 밀려 업황이 하락세인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내방객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매출 부진을 겪을 것으로 추정됐다.

겨울철 비수기가 끝나고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2분기를 매출 터닝포인트로 꼽는 편의점 업계도 올 2분기는 지난 분기 대비 20p 떨어진 55로 2분기를 전망했다. 대체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각종 모임과 지역 축제가 취소돼 관광지와 고속도로에 위치한 매장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고, 개학 연기로 학교 상권도 침체한 영향을 계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코로나19에 선전했던 슈퍼마켓도 2분기 전망치가 상당히 좋지 못했다. 슈퍼마켓은 외출을 줄이는 탓에 거주지에서 접근성이 좋은 슈퍼마켓 이용이 다소 늘었고, 1인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며 매출이 일부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반사효과도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봐 2분기 전망치는 지난 분기와 비교해 12p 하락한 63을 기록했다.

특히 그동안 유일하게 긍정적 전망을 이어가던 온라인과 홈쇼핑도 부정적 전망이 앞섰다. 호조세를 이어가던 온라인·홈쇼핑의 경우 1분기 100을 넘은 105를 기록했지만 2분기 전망은 84를 기록, 흐름이 꺾였다.

▲유통업계 대책 촉구=최악의 2분기 전망 속 유통업계에선 소비 위축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유통업계 부담을 덜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유통업체가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에 접수한 애로 건의 사항을 보면 △대규모점포 영업 규제 개선 △공공 역사 내 점포 임대료 감면 △신용카드 결제대금 익일 입금 시스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업태별로는 △내수 활성화 위해 전국 동시 세일 추진(슈퍼마켓)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처 확대(편의점) △티켓 할인 지원 및 배달 플랫폼 소상공인 배송료 지원(온라인·홈쇼핑) 등의 요청이 있었다.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에 대한 보완 주문도 있다. 당시 정부가 소비 촉진을 위해 소득공제율을 2배 확대(15~40%→30~80%)했지만, 적용기한이 한시적(3~6월)이고 공제한도(200만~300만원)는 올리지 않아 반쪽자리라는 것. 이에 적용기한을 최소한 올해까지 연장하고, 공제 한도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게 유통업계 목소리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그동안 유통업계가 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소비 정상화까지는 어렵겠지만 경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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