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이달 말 홈페이지 구축 마치고
5월 중 거래소 오픈할 예정 
중·만생종 양파 시범 거래할 듯

온라인 거래 품질 보장 방법
거래방식 변경 유인 요소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농협경제지주가 운영하는 가칭 ‘온라인농산물거래소’가 5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거래소가 문을 열면 우선 중·만생종 양파가 시범적으로 거래된다. 하지만 온라인농산물거래소가 활성화 될지는 미지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도매시장 전자거래 운영요령’을 개정했다. 도매시장 전자거래시스템 구축·운영주체에 농협경제지주회사를 추가하고, 공판장이 농협경제지주회사에 매매체결을 위임할 수 있도록 했다.

쉽게 말해 이번 운영요령 개정은 농협경제지주가 온라인 상 농산물 도매시장 하나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도매시장 개설자는 농협경제지주회사가 되는 셈이다.

도매시장 플랫폼인 온라인거래소는 농식품부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산지 공판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효율적인 농산물 유통체계 확립 및 수급안정을 위해 온라인거래 등을 기반으로 하는 산지공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오는 5월 온라인거래소를 오픈할 예정이다. 우선은 양파를 대상으로, 산지 공판장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온라인거래소로 옮겨오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산기능이나 미수금 관리가 공판장에서 이뤄지고, 거래실적도 해당 공판장이 올린 것으로 집계된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홈페이지 구축을 마치고 5월 중 거래소를 오픈할 예정”이라며 “조생종 양파 거래가 끝나면 중·만생종 양파를 거래소에 상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초창기에는 공판장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고 이것이 성숙되면 온라인 상 하나의 도매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가 활성화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은 지역농협 공판장에서 이뤄지는 물량으로 온라인 도매시장 모습을 갖출지는 모르지만, 넘어야 될 산이 너무 많다는 게 유통업계 시각이다.

가장 큰 산은 온라인 상 거래에서 상품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느냐다. 신선 농산물 특성 상 물건을 직접 보지 않고 거래한다는 것은 많은 위험 요소가 있다. 현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내에서도 도매시장법인이 온라인 경매를 실시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아직 거래가 활성화되진 않고 있다.

또 온라인거래소가 활성화되려면 출하자와 구매자가 기존 거래 방식을 바꿀 만큼의 유인 요소, 즉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만큼의 이점이 보이지 않는다. 온라인거래소에 상장될 양파를 보더라도 최근 가격이 안정세를 띠고 있어 기존 거래 선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부족할 경우에는 온라인거래소에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직접 상품을 보지 않고 거래를 하려는 중도매인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또한 일종의 B2B 거래가 일어나는 도매시장에선 물류 효율성이 있어야 하는데 물류 효율성이 일어날 만큼의 물량이 거래되기도 어렵다”고 봤다.

농식품부 유통정책과 김민호 사무관은 “사업의 원래 목적은 산지 공판장 물건도 (온라인 상)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시범사업인 만큼 추진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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