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당찬 포부 밝힌 10대부터 농업·농촌 새그림 그리는 2030,
든든한 허리인 4050은 물론 농업역사의 주인공 6070까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생명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

1980년 시작해 국내 최장수 드라마로 기록된 ‘전원일기’. 2002년 12월 종영 때까지 22년 간 농촌 일상을 담은 국민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다. ‘전원일기’는 긴 시간 방영되며 농업·농촌의 변화까지 고스란히 받아 안았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드라마 촬영지가 여러 번 바뀌었고, 5공 시절엔 극중 농민이 가격이 폭락한 양파를 땅에 파묻자, 농정 실책을 빗댄 것이냐며 정부 당국자가 기획 의도를 추궁하기도 했다. 

한국농어민신문 역사도 1980년에 시작한다. 40년이란 긴 세월동안 농어업·농어촌 곳곳에서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함께 울고 웃었다. 창간 40주년을 맞아 본보가 기획한 ‘新(신) 전원일기’는 지난 40년간 농업·농촌 현장에서 일어난 변화를 시대별·세대별로 담아낸 이야기다.

농사, 그리고 농권운동이 인생의 전부였던 농어민후계자, PC통신으로 직거래에 뛰어들었던 농부의 아들, 이장님댁 자두농장에 취직한 ‘안떡국’ 씨와 농업 마이스터를 꿈꾸는 고등학생이 ‘신 전원일기’ 주인공이다. 

젖소 4마리로 농사를 시작한 염광식(64) 씨는 젊은 시절 밤낮없이 뛰어다니며 농권 운동에 헌신한 일을 떠올렸다. 수입개방 피해가 농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현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집안일을 소홀히 해 아내와 아들에겐 미안했지만 지금도 그 선택이 옳았다고 자부한다. 

아버지와 함께 배 농사를 짓고 있는 배연근(49) 씨는 1998년 PC통신으로 직거래를 시작한 첫 세대다. IMF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울 때였지만 판로만 제대로 갖춘다면 농업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새로운 시도는 지금 로컬푸드로 옮겨가 있다. 지역 소농들과 함께 먹거리 산업을 지키며 농촌을 떠받치는 든든한 허리 세대로 성장했다. 

로컬 크리에이터 안재은(29) 씨는 이장님댁 자두농장에서 일하며 농촌 콘텐츠를 생산한다. 농사도 짓지만 농산물이 부록인 계간지 ‘촌’을 만들고, 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현해 마을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전한다. 요즘은 유튜브 출연자 섭외를 위해 마을 어르신들 만나러 다니느라 바쁘다.

김제농업생명마이스터고등학교에 다니는 정일영(19) 학생은 버섯 배지 전문가가 꿈이다. 버섯 농장을 하는 어머니가 쓰고 있는 중국산 버섯 배지를 대체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다. 당장 ‘버섯 종균 기능사’ 자격증부터 따야 하지만 버섯 배지만큼은 중국 기술력을 뛰어 넘고 싶다는 큰 포부가 있다. 

세대도 다르고, 겪어온 시대도 다르지만 ‘신 전원일기’ 속 주인공들은 ‘생명산업인 농업’에 대한 애착과 애정이 크다. 그리고 이들 모습 속에서 대한민국 농업·농촌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투영된다. 한국농어민신문은 앞으로의 40년도 이들과 함께 묵묵히 한 길을 걸으며 농어업·농어촌·농어민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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