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영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농식품 수출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1분기 농식품 전체 수출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신선농산물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수출통합조직이 구성된 품목으로 보면 당장 딸기와 버섯류, 절화류의 피해가 매우 심각한 실정이며, 수출 비수기인 파프리카와 포도, 배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딸기와 포도를 스타품목으로 육성하고, 농식품 수출 75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 전례 없는 농식품 수출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수출통합조직을 중심으로 점검해본다.


#품목별 대응 1 / 딸기·버섯류·​​​​​​​절화류
수출 성수기 맞아 피해 심각…물류비·홍보 지원 등 절실


딸기
1~4월 항공운임 크게 올라
1분기 수출 전년비 4.1% 뚝 
케이베리와 선박 수출 등 추진

버섯류
수출여건 좋지 않은 가운데
미국발 안전성 문제 ‘이중고’
통합조직 자체 검사 강화 시행

절화류
국내외 소비 급감에 가격 폭락
농식품부, 안정화자금 3억 투입
물류비 지원 2배까지 늘리기로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신선농산물은 딸기와 버섯류, 절화류 등 3품목이다. 딸기는 수출 성수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1~4월까지 활발하게 수출이 진행돼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운임이 크게 오르면서 1분기 딸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3020만달러를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딸기 수출통합조직인 ㈜케이베리와 협력해 위기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항공운임비 부담 완화를 위해 물류비 예산을 추가 확보해 지원하고 있으며, 동시에 선박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작황이 저조한 딸기농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업체를 통해 비규격품 딸기를 가공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딸기 수확기간 연장을 위한 시범사업도 수출통합조직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버섯류는 말 그대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수출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미국에서 팽이버섯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1~2월 수출실적이 매우 좋았는데, 안전성 문제로 인해 3월부터 해외 발주 취소가 잇따르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버섯류 수출통합조직인 K-MUSH(주)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공문을 보내고, 농식품부와 협의해 자체적으로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동훈 K-MUSH(주) 대표는 “팽이버섯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된 것은 맞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망자가 나왔다는 건 과장보도로 억울한 면이 많지만, 우리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버섯농가와 수출업체 등 통합조직 회원사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근본적인 구조를 개선해 일본산 버섯이 따라오지 못하는 품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출통합조직을 결성한 절화류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입학식과 졸업식 등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국내외 소비가 급감했다. 백합과 국화, 장미 등이 주로 일본으로 수출되는데,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절화류 수출통합조직에 안정화자금 3억원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애로사항 등을 반영한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곧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현재 대일본 장미 수출은 오히려 늘어났는데, 대부분 항공편이 아닌 선박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항공으로 수출하는 다른 해외국가의 물량이 급감하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물류비 지원을 2배까지 늘려 국내 출하가 집중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농식품부 수출진흥과 안광현 사무관은 “수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현재 딸기와 버섯류, 절화류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34억원의 물류비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며 “딸기의 경우 프랜차이즈 2~3개 업체와 추가로 협의해 가공원료로 사용토록 하고, 버섯은 안전성 검사비를 지원하고,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 대응 2 / 파프리카·포도·​​​​​​​
불투명한 전망에 ‘노심초사’…품질 높이고 홍보 집중  

파프리카
대일 수출 비중 95% 달하지만
일본내 감염 가속화로 위축 우려
검역협상 마친 중국도 잠정중단

포도
샤인머스켓 현장교육 추진 등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해
국가별 선호 품위 구분 생산도


지난 1일 수출통합조직 승인 
지적재산권 관련 대응 나서고
고품질 이미지 홍보 등 힘써


수출 비수기인 파프리카와 포도, 배 품목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파프리카는 대일 수출 비중이 높아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지난해 검역협상을 마친 중국 수출이 잠정 중단되면서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파프리카 수출통합조직인 코파(주) 송윤대 대표는 “파프리카 수출물량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돼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은 생산량이 적어 수출물량 처리가 수월하지만 5월부터 파프리카 생산량이 늘어나면 수출물량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당초 올 상반기에 중국검역관이 한국을 방문해 수출검역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로 인해 중국수출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송 대표는 “전반적인 일본 내 소비 축소에 대응해 한국산 파프리카의 소비 확대를 위한 홍보지원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포도는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당장 4월부터 샤인머스켓 재배기술 보급을 위해 찾아가는 현장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며, 수출통합조직인 한국포도수출연합(주)을 중심으로 국가별로 선호하는 품위기준의 포도를 농단별로 구분해 생산할 예정이다. 실제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샤인머스켓의 경우 국가별로 선호하는 품위가 다르다.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선 700g의 당도가 높은 샤인머스켓을 선호하는 반면, 베트남은 당도가 조금 낮더라도 무게가 1kg 정도로 많이 나가는 상품을 선호한다.

배의 경우 지난 4월 1일 수출통합조직으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신선농산물 중에서는 파프리카 다음으로 많은 금액을 수출하는 유망품목으로, 1억달러 수출이 유력한 품목 중 하나다. 다만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기 때문에 품질기준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에 결성된 배수출통합조직은 품질기준을 만들고, 재배기술 보급 등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현재 중국산과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베트남 등에서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수출통합조직 차원에서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대응에도 나설 예정이다.

안광현 사무관은 “파프리카는 4월말 물량이 집중 출하되는 시점에 발맞춰 비대면 온라인 홍보 등을 적극 지원하고, 중국 바이어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포도의 경우 지난해 물량이 부족해 수출 확대가 어려웠는데, 최근 샤인머스켓 재배농가가 많이 늘어서 수출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수출통합조직을 통해 수출 가격을 철저히 지키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배의 경우 수출통합조직에 안정화자금 3억원을 지원해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응토록 하고, 동시에 한국산 배의 고품질 이미지를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주·이기노 기자 leeyj@agrinet.co.kr

#수출통합조직이란
지난 4월 1일 배 품목이 수출통합조직으로 승인, 현재 국내 수출통합조직은 파프리카와 버섯류, 딸기, 포도, 절화류 등 총 6개 품목으로 늘었다. 전국단위 수출농가와 업체가 참여하는 통합조직화로 품질강화, 공동마케팅 및 수출단가 투명화를 통한 과당경쟁 방지 등 수출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 따라 2024년 수출물류비 지원 폐지에 대비해 수출통합조직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추가로 올해 토마토 품목이 수출통합조직 결성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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