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현장에서 듣는다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더 주저앉기 전에 희망농정 견인 
범농업계 결집시키는데 앞장서야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농어민신문’이라는 새로운 우물을 왜 팠는지, 창간의 절실함과 초심을 되새겨봅니다. 더욱 확고한 현장농민의 입장에 서서, 더욱 치열히 농업·농촌의 갈증을 풀어가며, 더욱 참신한 희망농정을 견인해가길 바랍니다.”

이학구 (사)경남농어업인단체연합회 회장은 창간 40주년을 맞은 본보에 이와 같이 피력했다.

이 회장은 “며칠 후면 4·15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이다”며 “초유의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일상이 얼어붙고, 후보자도 유권자도 활동에 제약이 극심하고, 이른바 ‘코로나19 블랙홀’이 거의 모든 현안과 여론을 삼키면서 ‘깜깜이 총선’이 되어버려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점점 열악해져가는 농업·농촌과 농민에게 이번만큼은 ‘소외’가 아니라 ‘희망’을 안겨주길 갈망하며 손꼽아 기다려온 총선이었으나, 산적한 농업·농촌 현안을 풀어가기 위한 정치적 해법에 관한 논의와 공약이 턱없이 부족해 농업계의 상심이 큰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화훼농가가 직격탄을 맞았고, 개학 연기가 장기화되면서 학교급식 공급 신선농산물의 판로가 막막해졌고, 전반적 소비 위축으로 농산물 수급 불균형과 가격폭락이 우려되고, 해외 수출 차질과 봄철 농번기 인력난도 심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부대책을 기대했으나, 농업분야는 소외되는듯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학구 회장은 “돌아보면 농업은 코로나19에 앞서 신자유주의세력의 ‘수입개방 압력’ 바이러스에 과도하게 노출돼 면역체계가 이미 붕괴되는 중이다”며 “범람하는 수입농산물에 밀려 ‘수지맞는 농사’가 점점 줄어들었고, 작목을 전환해봐야 풍선효과처럼 다른 농산물로 가격폭락사태가 옮아가 더욱 자주 반복되고, 수년 전 농민들의 FTA반대투쟁을 무마하려 정치권이 그럴듯하게 포장해 약속했던 무역이득공유제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가 전략적 후계농업 인력으로 육성한 농업경영인들마저 이 땅 농민으로 버텨내기가 힘겨워졌다”며 “충만했던 의욕이 한숨으로 바뀌는 청년농업인들이 많아졌고,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농촌은 활력을 잃고서 ‘지역소멸’의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회장은 “농업·농촌을 포기하고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나라는 없다”며 “농민들이 더 몰락해 주저앉기 전에 특단의 '희망농정'이 마련돼 ‘골든타임’ 안에 추진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처럼 농산물가격폭락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수급조절이 적기에 이뤄져야 하고, 시장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농업·농촌의 소중한 공익적 가치의 농민소득 보전책이 조속히 자리 잡아야 한다”며 “총선 이후 정부와 정치권의 농정 쇄신을 적극 추동하고, 범농업계의 목소리를 결집시켜 내는데 한국농어민신문이 각별히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창원=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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