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현장에서 듣는다

[한국농어민신문 최상기 기자]

농어민신문 통해 정보 대부분 습득
다른 이들도 물어볼 정도로 ‘실력가’

“농촌 지역에서 젊은 여성이 포도 농사만으로 연간 70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다면 괜찮은 직장 아닐까요?”

전남 장성군 진원면에서 ‘향기 나는 포도원’을 경영하는 김향숙(47)씨의 말이다. 그녀는 현재 2200평의 포도농장을 거의 혼자 힘으로 운영하고 있다. 생산과정과 재배 기술적인 부분도 결코 남들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농사경력 25년에 포도 농사는 벌써 11년째다. 캠벨 한 품종이다. 가장 일반적이고 소비자들로부터 호불호에 대한 저항이 심하지 않은 평범함을 선택했다.

최근엔 샤인머스켓이 떠오르면서 품종을 바꾸는 게 추세다. 하지만 단호히 거부한다. 시설 투자에 품종을 바꾸면 당연히 뒤따르는 경제적 부담과 과잉 생산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그 몫은 전부 생산 농업인에게 돌아온다고 한다.

수출단지 등 대규모로 생산을 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경쟁력확보 차원에서도 규모화와 시설 투자비는 줄여야 한다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 맞는 말이다. 결국 투자비는 빚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정 수준 이상의 투자로 빚은 과욕은 농업경영에서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철칙을 강조한 말이다.

포도 농사의 경우도 문제점이 많다. 재해보험의 경우만 보더라도 3월에서 7월까지만 적용 기간인데, 8월에야 생산 포도를 확인할 수 있고, 이때는 이미 보험 적용 기간을 넘겨 버린 것. 즉 보험가입에 따른 피해를 제대로 보상받을 수 없는 셈이다.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포도 농사일 대부분의 농작업이 서서 하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든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이 하기에 안성맞춤 품종이 바로 포도라고 추천하고 싶다. 우리지역 양우마을도 평균 연령이 남녀 모두 70세를 훌쩍 넘는다. 젊은 여성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 것 같다. 너무 고령자에 맞춰진 정책들만이 있다.

최근에 나온 정책 중 하나인 바우처 사업도 처음엔 20세에서 75세로 나이를 정해 젊은 여성 농업인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받기가 싶지 않다. 지역 내 봉사활동도 젊은 만큼 더 활발하게 하고 있다. 부녀회장을 맡아 지역내 크고 작은 행사는 무조건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로 동지를 전후한 ‘팥죽 판매 행사’로 매년 1000여만원의 판매 수익을 올려, 구정과 추석 2회에 걸쳐 전액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마을 최대 자랑거리다. 또 온누리 봉사활동으로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유통과 정보에 대한 지식도 다른 농가에서 물어 올 정도로 실력가라는 자평이다. 그 대부분의 정보는 신문 구독을 통해 습득하고 있다. 본지에 대한 사랑이 차고도 넘친다. 대표적으로 본지에서 정보를 얻어 지역에서 농산물 택배비 지원을 장성군(엘로우씨티)지자체에 건의했다고 한다. 물론 받아들여져 잘 시행되고 있다.

그녀는 “농촌 생활이 아름답고 여유롭다”며 “자기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듯이, 농업도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체인 농업인이 노력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장성=최상기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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