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1분기 농식품 수출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17억4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인데,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농가 소득과 직결되는 신선농산물 수출이 소폭이나마 늘었다는 점이다. 1분기 신선농산물 수출은 3억2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당초 라면과 햇반 등 가공식품의 수출 성장세는 어느 정도 예견된 바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일부 국가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벌어지는 등 수요 자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신선농산물 수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딸기는 항공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해 보였고,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버섯류, 국내외 행사 취소의 직격탄을 맞은 화훼류 등 1분기 수출 성수기를 맞은 대부분의 신선농산물에서 피해가 예상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선농산물의 수출 감소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지만, 예상 밖 호실적이 나온 것이다. 물론 딸기의 경우 1분기 수출금액은 3020만달러로, 전년 대비 4.1% 감소하기는 했지만 항공편 중단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발 빠른 대응은 칭찬할 만하다. 지난 2월부터 관련대책 수립에 착수해 물류비 추가지원 34억원, 온오프라인 판촉 32억원, 원료구매자금 융자 200억원 등의 예산을 확보, 수출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농식품부 수출진흥과 김상진 과장은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운영계획 변경을 통해 예산을 우선적으로 확보했으며, 원료구매자금 융자 200억원은 이미 배정이 완료된 상태”라며 “1분기 수출이 집중되는 딸기의 경우 물류비와 함께 항공편 감소에 대비해 선박수출을 지원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예상보다는 수출감소가 크지 않았던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출여건이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란 사실이다. 4월부터는 파프리카와 토마토 등 주요 신선농산물의 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일본시장 비중이 매우 높은 품목들이다.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식시장 위축은 신선농산물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한 상황. 농식품부는 2분기 수출 성수기를 맞는 신선농산물을 점검하고, 품목별 맞춤형 지원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선제적으로 대비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이기노 기자 국제부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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