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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농업기술, 어디까지 왔나 -핵심기술 R&D현황·상용화 앞둔 기술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먼저 준비하는 자가 성공한다’. ‘더하우스(THE HOUSE) 아침에 딸기’에는 미래농부인 청년들이 실습 및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이 태동한 1980년에 컬러 방송이 시작됐다. 그해 12월 1일 한국방송공사(KBS)가 수출의 날 기념방송을 컬러로 송출한 것이 시초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컬러TV 보급이 확산됐다. 흑백TV나 라디오에 만족해하던 시절, 한편에서는 기술개발을 통해 컬러TV시대를 준비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래를 대비한 농업기술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와 같은 첨단ICT(정보통신기술)가 적용된 농작업의 무인화, 지능화와 함께 농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데이터가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인가.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 실정에 맞춘 스마트농업 ‘핵심기술 국산화’ 머지않아
 

#왜 스마트농업인가

시공간 제약없이 생육환경 제어
노동력 절감·생산성 높이고
축적된 데이터 활용 수급예측

전북 김제의 ‘더하우스(THE HOUSE) 아침에 딸기’(대표 문성욱)는 ICT기술을 적용한 딸기농장이다. 2013년 ‘ICT 융·복합 확산사업’에 참여해 스마트팜 시설을 도입한 후 온실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최적의 생육환경에 맞춰 딸기를 재배한다. “노동력 절감과 함께 정밀한 온실관리로 10~15%가량 생산성이 좋아진 것 같다”는 게 문성욱 대표의 설명이다.

스마트팜은 온실이나 과수원, 축산 등에 ICT를 접목해 작물이나 가축의 생육환경을 시·공간에 따른 제약 없이 적정하게 제어하면서 영농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농장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시설원예 7000ha, 축산 5750농가로 스마트팜을 확대하면서 적용기술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분야에 ICT를 활용하는 노지스마트농업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노동집약적이고 경험위주의 관행적인 노지영농을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해 농작업의 편의성 및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를 활용한 수급예측 등을 통해 유통과 가공의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농장단위의 스마트팜에서 농업전후방산업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 스마트농업에 대해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장은 “종자나 종축부터 생산, 유통, 소비 등 전주기적 생산 활동과 연계된 전후방산업에까지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농업”이라고 설명한다.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가 고령화다. 농업인구의 감소는 생산력 저하, 농업전후방산업에 대한 투자 감소, 농촌경제 위축 등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2018년 기준 농업인구는 231만5000명으로 전체인구의 4.5%도 안 되고, 65세 이상 농가가 44.7%나 된다. 고령화 속도도 전국평균의 3배 이상이다. 그래서 농업현장에서는 ‘10년 후에는 농사지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2018년 기준 경지면적도 159만6000ha로 줄었다. 농업인구와 농지의 감소는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에 큰 위협이고, 수입농산물 급증에 따른 공급과잉이나 이상기후에 따른 수급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농업환경변화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기술경쟁력 확보다. 생산성을 높이는 정밀화와 자동화된 생산기술, 빅 데이터로 수확이나 출하시기, 가격을 예측하는 기술, 안전한 농식품을 소비자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 성제훈 과장은 “1980년에는 국민 1/3이 농사를 지었어도 간신히 자급자족을 했지만, 요즘은 쌀이 남아돌고, 풍족한 식생활을 영위한다”면서 “이는 과학적인 농업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며,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차원에서 스마트농업을 준비하는 이유”라고 덧붙인다.

#스마트농업기술, 상용화 연구 활발

농진청 중심 3단계 기술개발
1세대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완성
클라우드 기반 기계학습·인공지능

농업 선진국들은 자국의 농업환경이나 지리적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스마트농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미국은 노지농업에 대한 스마트화나 빅 데이터 구축 등이 강점이다. 전체 온실의 99%가 유리인 네덜란드의 대표기업은 프리바다. 세계 제일의 복합환경제어기술을 보유했고,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시설원예 운영사업체 상당수가 프리바 제품을 활용한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팜 보급과 확산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관리되고 있고,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고도화된 스마트팜 기술보급과 농업혁신을 위해 3단계 기술개발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형 스마트팜 연구개발을 통해 단동 및 연동형 비닐온실에 적합한 1세대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기본형 1종, 선택형 3종을 완성했다. 2018년까지 시설원예 4510ha, 축산 1350호에 스마트팜이 보급됐는데, 편의성 제고를 위한 1세대 기술이 주로 적용됐다. 2세대 스마트팜의 경우 2018년 11월 시연회가 열린 바 있다. 우리나라 온실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중·대규모 비닐온실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됐는데, 클라우드 기반의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에 의해 운용된다. 이에 대해 성제훈 과장은 “농진청은 2015~2019년 스마트팜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129건의 특허출원과 41건의 기술이전 등의 성과를 냈다”면서 “스마트팜 관련기술의 정밀도 향상, 품질과 서비스의 안정성 확보, 적용 작목 확대 등을 위해 2세대 스마트팜 고도화 및 실증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한다. 농식품부, 농진청, 과기부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국고 3333억원, 민자 534억원 등 3867억원을 투자하는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1세대 스마트팜 완성 및 현장보급, 2세대 스마트팜 모델의 기술적 구현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농축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상용화된 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또, 완전 무인화 및 자동화를 지향하는 글로벌 ‘K-FARM모델’ 개발에 필요한 차세대 정보기술, 로봇기술, 그린에너지기술 등을 개발한다. 성 과장은 “아직은 원격관리와 제어를 통한 편의성 향상 기술에 대한 보급에 그치고 있다”면서도 “스마트팜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 실정에 맞게 데이터를 활용한 정밀 생산관리 프로그램 등 핵심기술의 국산화가 머지않았다”고 전한다.
 

▲ (왼쪽, 가운데)국립농업과학원의 제초로봇현장적용시험과 과원로봇 플랫폼. (오른쪽)2019년 김제농업기계박람회에서 선보인 LS엠트론 자율주행트랙터.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농기계는 걸음마 단계

농촌 인력공백 대체 기술 주목
벼농사용 제초로봇 등 선보여
무인자율주행 트랙터 속속 개발

국내외 농기계업체들은 자동·원격제어 및 자율주행 농기계, 로봇이나 드론 등 스마트농기계 연구개발에 적극적이다. 미국 존디어는 로봇 콤바인 ‘S-series T670’ 모델을 시판하고 있고, 작물열 추종, 복수차량 자율주행 등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 주도하에 농용 트랙터의 자동화·무인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데, 일본 얀마는 자탈식 로봇 콤바인 ‘AW7114’와 로봇 트랙터 ‘YT01’ 모델을 개발해 실용화했다. 일본 구보다도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 지능형 농작업기 기술개발과 함께 2017년 이앙기 상용화를 완료했고, 2019년에는 트랙터와 콤바인의 상용화 제품을 생산했다. 국내 농기계업체들도 자율주행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농촌 인력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의 출발이 자율주행농기계라는 공감대에서다. 대동공업이 직진자율이앙기를 내놨고, LS엠트론이 LG유플러스의 5G에 기반한 자율주행트랙터를 개발했다. 동양물산기업은 KT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율주행농기계 연구에 나서고 있다.

농기계에 자율주행을 더하는 연구는 국립농업과학원이 중심이다. 1999년에는 원격지에서 영상과 조이스틱을 이용해 트랙터 운전이 가능한 모델과 RTK(실시간이동측위기술)-GPS를 활용,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당시 서울 코엑스에서 수원 농진청에 있는 원격제어 트랙터를 시연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궤도형 벼농사용 제초로봇을 만들었다. 무논에서 5㎝ 이내의 오차로 모 사이를 자율주행하면서 잡초를 제거하는 로봇으로, 모의 열 사이를 주행하면서 조간 사이에 발생한 잡초를 제거함과 동시에 표토 교란을 통해 잡초 발아를 억제한다. 2018년에는 바퀴형 벼농사용 제초로봇을 개발했는데, 기존 승용관리기와 부품을 호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궤도형과 바퀴형은 각각 인력의 16배와 20배 능률 효과가 있고, 두 기종 다 잡초 제거율이 80%다. 2016년부터는 사과 과수원에서 전주기적으로 하는 농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기 위한 과원용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개발에 착수, 성과물을 내놓기도 했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자율항법 알고리즘이다. 기존 알고리즘은 과수열의 시작과 끝 지점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마커와 GPS 등 별도 장치가 필요하다. 반면, 자율항법 알고리즘은 마커나 GPS 없이 레이저 센서만으로 과수원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이다. 현재는 ‘과원용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개발 과제’와 맞물려 선택적 방제가 가능한 지능형 무인 스마트 방제기를 개발 중이다. 또 LS엠트론과 공동으로 자율주행농기계 활용 기반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2000만원대인 RTK-GPS 등을 대신해 영상기반 무인 농작업을 위한 자율주행트랙터 핵심기술을 구축하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국립농업과학원이 2011년 이후 자율주행농기계와 관련해 산업재산권을 출원했거나 기술을 이전한 건수가 26건에 이른다.

국내 농기계업체들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동공업, 동양물산기업, 국제종합기계가 컨소시엄을 통해 자율주행트랙터 Level3(자율 농작업) 상용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동양물산기업, 서울대학교, 원맨드솔루션은 공동으로 무인자율주행트랙터를 개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상용화 초기단계이며, 자체 생산기종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다. 또한 이렇게 개발된 스마트농기계 기술을 산업화 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성제훈 과장은 “우리나라는 트랙터 모델이 1개 나오면 평균 80대가 팔리는데, 미국의 존디어 트랙터는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다”면서 “외국과 공동연구도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세부적인 기술에서는 2~3년 차이 밖에 나지 않지만 개발된 기술을 적용할 산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분석한다. 2019년 국내의 자율주행이앙기 판매대수는 200여대였고, 올해는 1000여대가 공급될 전망이다. 2명이 하던 작업을 1명으로 줄일 수 있고, 절감되는 인건비, 이앙기 사용일수 등을 감안할 때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대동공업이 201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직진자동이앙기 ‘ERP80DZFA’. 한 사람이 탑승해 모판을 살펴보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장착 스마트농기계 기술 개발 ‘차근차근’


이앙기에 한 사람만 탑승…3960㎡ 모내기 40분에 거뜬
#국내기업, 스마트농기계 개발현장

대동 직진자율주행이앙기
‘1인 모내기 시대’ 선포
지켜본 농민들 “되긴 되네”

텔레매틱스 활용 정보 축적
첨단기술 활용 정밀농업 실행
최적의 솔루션 제공 욕심

2019년 5월, 모내기가 한창인 충남 보령시 남포면에 구경거리가 생겼다. 2명이 타야할 이앙기에 1명만 올라 있다. 탑승자는 이앙기가 직진할 때는 모판을 옮기다가 직진이 끝날 쯤엔 잠시 운전대를 잡고, U턴을 시킨 다음, 다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일어서서 모판을 정리한다. 40분쯤 지났을까. 0.4㏊(약1200평)규모의 논에 모가 가지런히 심겨졌다. 이를 지켜본 농민들은 ‘되긴 되네!’라는 반응을 주고받았다. 모판을 잡는 자와 운전대를 잡는 자, 반드시 2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신선한 파장을 넣은 이앙기. 대동공업의 직진자동이앙기 ‘ERP80DZFA’였다. 대동공업이 2019년 처음 선보인 제품으로, 국산 첫 직진자동이앙기다. ‘ERP80DZFA’는 GPS와 IoT 전용통신망 ‘LTE-M’에서 받은 위치정보를 활용한 SK텔레콤의 실시간이동측위기술(RTK)을 적용, 시작점과 종료점을 설정하면 이앙기가 이 두 지점을 자동 직진하며 모를 심는 장치다. GPS를 이용했을 때 작업 정밀도가 2m 가량이었다면, RTK를 통한 이앙기 작업 정밀도가 ㎝급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장점을 앞세워 대동공업은 2019년 시범출시했던 20대 모두를 판매했다.

올해는 기존 직진자동이앙기를 개선한 ‘DRP60’을 내놨다. 직진자동기능에 선회 시 이앙부와 마커의 승·하강, 이앙클러치 연결·해제가 자동인 ‘스마트 턴’ 기능을 더한 것이 특징. 기존 이앙기는 U턴을 할 때 이앙부와 마커를 올려야 하는데 핸들만 돌리면 자동으로 이앙부와 마커가 승·하강 되는 기술로, 대동공업은 이를 사실상 AI 기술의 범주로 보고 있다. 그래서 ‘DRP60’에 보다 편리하게, 보다 안전하게 ‘1인 모내기 시대’를 여는 이앙기라는 설명과 함께 ‘직진자율주행이앙기’란 부제를 붙였다.

이런 최첨단 이앙기는 대동공업이 지향하는 ‘정밀농업’을 위한 첫 사업이다. ‘농업 토탈 솔루션 회사’로 가는 필수조건이 ‘정밀농업’이고, 이 ‘정밀농업’을 실현하는 시발점이 ‘DRP60’ 이앙기라는 것이다. 현재 핸들로 조작하는 선회에 자동기능을 더하면 온전한 자율주행이앙기가 완성된다. 대동공업은 내년 초 시범사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쯤 생기는 궁금증, 농기계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인 자율주행을 접목시킨 대상이 이앙기였을까. 농촌 인력난 해소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이유가 컸다. 감병우 대동공업 기술연구소 스마트시스템융합실장은 “농기계 중 트랙터와 콤바인은 혼자서 작업이 가능하지만 이앙기는 운전하는 사람과 모판을 넣어주는 사람으로 2인 1조가 필수 작업조건”이라며 “이앙기 작업인력을 1명으로 줄일 수 있으면 분명 인력문제라는 농촌에서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직진자율주행이앙기는 기존 이앙기보다 평균 400만원이 비싸지만 직접 사용한 농가들의 호응이 높다. 감 실장은 “직진성이 좋은 만큼 지반 굴곡에도 모가 일정하게 심겨지기 때문에 효과적이며, 전 연령대에서 호평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속 통신망을 활용한 ‘자율주행’ 다음은 ‘텔레매틱스(telematics)’다. 정밀농업을 위해선 정보가 필요하다. 더욱이 농기계는 정제된 도로가 아닌 농지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하면서도 세세한 데이터가 축적돼야 비로소 자율주행 농기계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텔레매틱스는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을 더한 용어로, 자동차와 무선통신이 결합한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의미한다. 농기계가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차량을 진단하고 고장을 예측하고 도난을 방지하는 등이 1단계 텔레매틱스라면, 2단계 기술은 정보수집이다. 농기계를 통해 토양상태, 생육정도, 경운 깊이, 비료시비량 등 영농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대동공업이 최근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농업용 로봇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맺고, 정밀농업 구현을 위한 농업용 로봇 연구과제를 중점 추진하기로 한 것도 2단계의 일환이다. 텔레매틱스를 활용해 수집된 정보가 클라우드에 축적되면 ‘정밀농업을 통해 농업인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위한 기본 바탕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농기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기도 하다. 감병우 실장은 “존디어나 클라스, 뉴홀랜드 등 글로벌 농기계업체들이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지는 개별적으로 정보를 관리했지만 이젠 각자의 정보를 한 클라우드에 묶어 활용하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것. 감 실장은 “서로 데이터가 호환되면서 A농지에서 존디어가 갈고 클라스가 씨를 뿌리고 뉴홀랜드가 방제를 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만약 A농지에 대동공업이나 타사의 트랙터가 들어가면 데이터를 쓸 수 없기 때문에 A농지 농가는 정보를 활용할 수 없는 이들 트랙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정보가 무역장벽으로까지 이어지는 때가 수년 내로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대동공업만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진단이다.

감병우 실장은 “농업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때 솔루션을 뒷받침하려면 데이터가 기반이 돼야 한다”며 “자율주행이나 텔레매틱스를 갖춘 농기계들이 현장에 많이 보급돼야 그만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앙기처럼 농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부터 하나씩 개발해 현장에 내보내고 이렇게 모은 데이터는 최첨단 기술과 연계해서 정밀농업을 실행, 최종 솔루션을 낼 수 있도록 미래를 계획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팜, 개선과제

복잡한 설비, 체계적 교육 필수
국산 제품 품질·신뢰도 향상
청년 영농정착 지원제도 개선

농업현장에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국산 제품의 품질과 신뢰도 향상, 청년들의 영농정착을 돕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북 김제의 ‘더하우스(THE HOUSE) 아침에 딸기’는 4950㎡(1500평) 규모의 연동형 비닐온실인데, 양액시설, 온습도관리, 보온 및 환기 등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스마트팜 농장이다. 3.3㎡ 기준 생산량은 22㎏ 내외로 관행적인 고설재배와 비교해 10% 전후로 생산량이 많다. 이곳의 문성욱 대표는 농식품부가 지정한 전문농업경영인(농업마이스터)이고, 농장은 농식품부 지정 원예첨단기술공동실습장, 지역품목실습장이다.

문성욱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교육이다. 문 대표가 스마트팜 설비를 갖춘 것은 전북농식품인력개발원에서 관련교육을 이수한 것이 계기다. 그는 “관행이나 경험에 의존해 농장을 관리하는 것과 비교할 때 환경에 대한 편차를 줄일 수 있어 생산성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시설만 갖췄다고 생산성이 향상되지는 않는다”고 전한다. 고가의 장비를 들여놓는다고 단시일 내에 효과나 수익을 기대할 수 없고, 장비를 조작하는 기술과 방법을 익히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한 이곳 농장의 핵심시설인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은 네덜란드 프리바 제품이다. “가격은 비싸지만 제품 만족도에서 차이가 있다”는 그는 “국산은 업체별로 규격, 제원, 성능 등이 다르고, 무엇보다 센서의 정밀도에서 차이가 난다”고 여긴다. 스마트팜 ICT기기의 표준화 등을 통해 국산제품의 품질과 신뢰도에 대한 상향평준화가 시급한 이유다. 또한 그는 “시설을 할 때 프리바의 전문가가 ‘ICT센서’, ‘온실시공 및 설비’ 등에 대한 전문적 교육을 했는데, 너무나 와 닿았다”면서 “우리가 놓치는 부분이 이런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곳에는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실습을 나온 학생도 있고, 취·창업을 염두에 둔 교육생들도 있다. 경남 양산에서 온 손율 씨도 스마트팜 창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교육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배액량, EC, pH, 온도 등을 매일 기록해서 데이터로 축적하고, 센서로 측정된 것과 비교하면서 몸에 밸 수 있도록 농장관리 노하우를 알려준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손 씨는 “스마트팜 보육사업은 3.3㎡ 기준 6만원이 농지지원 한도로 알고 있는데, 이 단가로는 온실을 지을 수가 없다”면서 “현실에 맞춘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문가 인터뷰/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장
“더 편하게 생산성 높이고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

의성 벼·마늘·사과 정밀농업 시범사업
드론방제·정밀점적관수 등 시행
수확 후 저장 또는 출하, 인공지능이 추천

스마트팜개발과는 로봇, IT기술 융복합을 통한 농작업의 자동화와 로봇화, 스마트팜기술, 식물공장시스템, 축산자동화 및 가축 사양관리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학자 다산 정약용이 정조에 올린 상소문에서 상농, 편농, 후농이라는 3농 정책을 제시했다. 상농은 농업을 중시하고, 편농은 농사를 편하게 짓고, 후농은 이익을 남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요즘말로 해석하면 스마트농업이다. 첨단기계나 시스템으로 편하게 농사를 지으면서도 생산성은 극대화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 소득을 높이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올해 의성군과 함께 벼, 마늘, 사과를 대상으로 정밀농업 시범사업을 한다. 의성군의 기술제안을 받아 단기간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뽑았다. 벼는 의성군에서 이미 적용해온 병해충 예찰 및 드론방제에 물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적용한다. 사과는 농장단위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 정밀관수, 유통기술을, 마늘은 정밀점적관수, 주아제거기계, 유통시스템이 결합된 기술을 적용한다. 사과나 마늘을 수확해서 저장할 것인지 출하할 것인지 등을 인공지능이 추천해주는 기술을 적용한다. 새로운 기술의 현장 확산을 통해 우리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해가기 위해서다.

농업의 기계화는 농사기술 및 농작업체계 전반을 크게 변화시킨다. 손으로 모내기를 할 때는 모가 20㎝나 됐지만 기계이앙을 하면서 작아졌다. 사과를 로봇으로 수확한다고 가정했을 때 로봇 팔이 작업하기 쉬운 곳에 사과가 달리도록 육종해나갈 것이다.

라디오를 듣다가 흑백TV가 나왔을 때 대다수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대단한 기술이라고 감탄하고 있을 때 전자제품제조사들은 컬러TV시대를 준비했다. 곡물수확 시 필수농기계인 콤바인은 콤비네이션(Combination, 조합)이란 말에서 나왔다. 우리가 예취기, 바인더, 탈곡기의 기계화를 달성했다고 손 놓고 있을 때, 일본은 각각의 기술을 합치는 연구를 추진해 콤바인을 내놓았다. 현재의 기술에 안주할 수 없고, 기 개발된 스마트팜이나 자율주행농기계 관련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미래를 대비하는 연구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서상현·조영규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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