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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섭취를 통한 항생제 문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한국농어민신문]

허선진 중앙대 교수

조리 과정서 전부 분해 ‘검출 안돼’
직접 섭취로 인한 문제 크지 않아
항생제 내성 줄이는데 더 신경써야


소비자들은 농장에서 생산되는 고기에는 항생제를 비롯한 동물약품이 과량 함유돼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항생제를 비롯한 동물약품이 함유된 축산물을 섭취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과 항생제의 과다 사용에 의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혼동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사실 항생제가 잔류된 축산물을 섭취해도 인체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왜냐하면 항생제는 축산물 내에서 오랜 시간 잔류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니며, 항생제를 개발하는 제약회사에서는 조금 더 오랫동안 체내에 잔류할 수 있는 항생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정도다.

종류는 다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대표적인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성분을 예로 들면, 1회 섭취한 진통제의 효능은 보통 4~6시간 정도 지속된다. 그 이후에는 또다시 진통제를 먹어야만 하고 보통 하루 2~3회 정도 먹는다. 그 정도로 약물의 효능 지속기간은 짧다. 실제 2015년 미국 FDA 보고서에 따르면 젖소에 투여한 항생제가 투약을 멈춘 이후 잔류허용 기준 이하로 항생제 잔류량이 감소되는데 경과된 시간은 수일에서 1주일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투약을 중지하면 길어도 1주일 이내에는 잔류허용기준 이하로 감소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몇 년 전 식약처와 함께 국내 축산물에 함유된 동물약품 잔류를 모니터링한 연구논문 작성에 참여했다. 해당연구에서 역시 국내에서 무작위로 샘플링한 150여점의 축산물에서 동물약품 잔류 기준을 위반한 제품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항생제 잔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필자의 실험에서는 과량의 항생제를 식육에 직접 첨가해 실험해야 할 정도로 검출되는 항생제 측정치가 매우 낮았을 뿐만 아니라 조리과정에서 전부 분해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조리된 육류에서는 인위적으로 과량 첨가한 항생제도 전혀 검출이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국내산 축산물에 함유된 항생제 잔류물질 섭취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는 다는 것은 과장된 부분이 있고, ‘축산물은 항생제 범벅’이라는 과도한 위기조장은 지양해야 한다. 설사 축산물을 통해 소량의 항생제를 섭취해도 상처치료 연고나 안연고 등을 통한 항생제 노출보다 훨씬 더 적은 양이므로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때문에 항생제 직접 섭취에 의한 건강 문제라는 접근보다 가축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투여되는 항생제에 의해 항생제 내성을 가진 내성균주 출현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항생제 내성이란 특정 항생제의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미생물이 특정 항생제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는 것으로, 항생제가 병을 일으킨 세균을 더 이상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검역본부 공동으로 발표한 ‘2018년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축산 분야에서 판매량이 감소하는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률은 모든 축종에서 감소했으나, 판매량이 증가하는 페니콜계 항생제 내성은 돼지고기와 닭고기에서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고했다.

보고서 내용을 종합하면 결국 항생제 사용량이 감소하면 내성률도 감소하고, 사용량이 증가하면 내성률도 증가한다는 뜻이다. 결국 항생제 내성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와 함께 인류는 새로운 항생제의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항생제 내성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는 가능한 적은 양의 항생제 사용 및 알맞은 항생제 사용, 항생제 사용과 내성에 대한 교육 및 홍보, 안전보호 시스템의 증가와 항생제 내성연구, 항생제 사용량 감소를 위한 국가 보건 시스템 지원, 항생제 사용에 대한 정부의 관심, 신약 연구를 통한 새로운 항생제 및 대안 개발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항생제 내성을 감소시키는 방법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항생제 내성에 대한 교육 및 홍보다. 비록 축산물에 잔류된 항생제 섭취를 통한 직접적인 건강 문제는 없다고 해도 축산 분야에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항생제 내성균 출현의 문제는 항생제가 작용하지 못하는 일명 슈퍼박테리아의 출현과 이로 인한 심각한 2차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설명하고 홍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축산물에 잔류한 항생제를 직접 섭취함으로써 발생되는 문제는 너무 과장된 것이다. 그러나 축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항생제에 의해 항생제 내성균이 증가한다면, 언젠가 항생제로 치료하지 못하는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축산물과 항생제 문제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구분해서 이해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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