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마늘 면적조절 현장에서 농가들이 정부와 제주도에 제주마늘산업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가격폭락 재현 우려
수매마늘 폐기 등 특단책 촉구

제주지역 마늘농가 자생노력으로 마늘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예년보다 줄었지만 내륙의 생산량 확대,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 등으로 제주마늘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정부의 채소가격안정제 추진으로 제주에서 처음으로 마늘 대상 면적조절이 이뤄지고 있지만 올해도 지난해 마늘 가격폭락에 따른 처리문제가 재현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제주산 마늘산업 보호 및 지원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마늘재배면적 및 생산량은 농가 자생노력과 고령화 등으로 매년 감소해 지난 2006년 3954ha(6만8000톤)에서 2019년 2024ha(3만6000톤)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제주산 마늘가격은 3월 16일 기준 1kg당 3905원으로 평년대비 40.2% 낮게 가격이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와 제주농협은 마늘 가격지지를 위해 채소가격안정제를 추진, 제주에서 처음으로 마늘 1만4000톤·102ha 규모의 면적조절을 3월 13일부터 20일까지 실시했다.

농협 관계자는 “올해 제주에서 첫 시행 중인 마늘 가격안정제 면적조절 사업은 채소가격안정제 가입 농가를 대상으로 추진됐다”며 “아직 마늘구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면적을 줄이는 차원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제주지역 마늘 면적조절 규모는 농협계약 물량의 12.5%, 제주 전체 물량의 5%에 그쳐 일부에서는 가격지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을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타 지역 재배면적 확대와 매년 30만톤 이상의 중국산 김치 수입으로 제주산 마늘 가격지지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제주 마늘재배면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사이 타 지역은 논을 밭으로 전환해 마늘을 재배, 지난해산 전국 마늘 재배면적 및 생산량은 2만7689ha, 38만7671톤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산 마늘 2만638ha, 26만6272톤과 비교해 각각 34.1%, 45.5% 늘어난 수치로 매년 마늘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제주 마늘농가를 힘들게 하고 있다.

아울러, 제주 마늘은 남도종 특성상 김치 등 양념용으로 소비되는 상황에서 매년 30만톤 이상의 중국산 김치가 수입돼 제주 마늘 소비·판로를 위축 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 서귀포시 대정·안덕농민회 등 마늘 주산지 농가들은 3월 18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마늘 면적조절 현장에서 ‘제주마늘산업 살리기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마늘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하락 할 때마다 농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고작 농협수매가 결정된 물량에서 채소가격안정자금 10억원정도 부담하는 것이 제주마늘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라 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계약 물량에 대한 수급대책을 마련하고 안정된 제주마늘산업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해산 수매 마늘을 전량 폐기하는 등 올해산 마늘에 대한 정부수매대책을 마련·시행해야 한다”며 “수입 농산물과 수입 김치에 대한 전수조사 및 검역 강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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