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코로나19 탓 소비심리 위축에
대면영업도 불가능한 상황
전년비 내수 판매량 15% 수준 
판매금액 회수율 65% 불과
북미·유럽시장 수출도 ‘빨간불’

농기계조합 “구입자금 지원 등
실질적인 정책 시행 시급”

농업기계 정책자금 금리를 1%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현장 농민과 농기계업계의 경영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함이다. 현행 2%인 농기계구입자금 금리를 1%로 인하해 농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한 농기계업계의 불황을 극복해나가자는 것이다.

농기계산업은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농기계 내수시장과 수출시장 모두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내수시장은 영농철을 앞두고 있는 시점임에도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 수준이다. 농기계는 사용시기가 정해져 있어 영농철 전에 제품을 생산·비축해놓는데, 이들 물량의 약 85%가 창고에 쌓여있는 상황이다. 대면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영업활동도 크게 위축, 판매금액 회수율이 전년 대비 65%에 불과하다.

전북 소재 한 대리점 관계자는 “보통 봄철 영농철을 앞두고 나름 수요조사를 한 다음 농기계를 비축해놓는데, 코로나19로 경기불안심리가 커진 탓에 사전 주문을 취소하는 등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문자메시지 등으로 비대면영업을 하고 있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수출도 어려운 실정이다. 1990년 농기계 수출을 시작한 이래 2018년 말 최초로 수출 10억달러를 돌파했고, 지난해 11억달러에 이어 올해는 13억달러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농기계 최대 수출시장인 북미·유럽시장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가별 수출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미국(53%)은 북미딜러들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농기계 재고 보유율을 20% 이상 줄이는 추세 등을 감안하면 1/4분기 농기계 수출실적은 지난해 동기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시장에 진출한 농기계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길이 막히면서 유럽 딜러들의 활동반경이 좁아지고 있다”며 “영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농기계산업의 대내외적 여건이 악화되자,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농기계 생산업체들의 매출감소로 고용감소가 불가피하게 되면서 국내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농업의 근간인 농기계산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 ‘농기계 정책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불안 해소책으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인하한 만큼 농기계업계의 경영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농기계조합은 농기계구입자금 금리(2%)와 농기계생산 자재 구입비축자금 금리(2.5%), 농기계 생산시설 설치자금 금리(2%)를 모두 1%로 낮춰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여기에, 해외 수출업체를 위한 운영자금 지원책으로, ‘수출실적을 통한 신용지원 2% 금리’도 함께 요청했다.

농기계조합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농업기계 산업 현장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지원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며 “농기계구입자금, 농기계 생산비축자금, 생산시설자금등의 금리 인하는 물론 수출대상 업체 운영자금 지원 등 농업기계 산업계가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지원 정책 시행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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