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생산자연합회 문제 제기

[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리스테리아균 검출됐지만
직접적인 연관성 확인 안돼
치즈·채소 등서도 감염 발생
조리과정 교차오염 가능성도”

CNN, 단순 추정 그대로 보도
호주·싱가포르 등 발주 보류
받아쓴 국내 언론에 정정 요구


미국에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4명이 사망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 (사)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가 정정 보도를 요구하고 나섰다.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한국산 팽이버섯과 사망사고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유명 뉴스 매체인 CNN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4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수입업체에 한국산 팽이버섯 전량 회수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CDC의 공시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팽이버섯이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며, 현재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오보’인 셈이다. SBS, MBC, YTN 등 국내 언론매체는 CNN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추가 보도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지난 16일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SBS, MBC, YTN 등 일부언론에서 보도한 팽이버섯 섭취 사망자 관련 내용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며 정정 보도를 공식 요구했다.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는 성명서에서 “한국산 팽이버섯에서 일부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FDA 및 CDC에서 공식 발표한 내용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리스테리아균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된 환자가 36명이고 사망자는 4명이며, 이중 역학조사를 진행한 22명 중 12명이 각종 채소류 및 버섯류를 섭취한 것으로 조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지난 3년간의 조사결과 일부 한국산 팽이버섯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돼 회수 조치한 것은 맞지만, 샘플로 수거한 팽이버섯으로 인해 4명이 사망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리스테리아균의 경우 살균이 안 된 치즈나 오염된 채소 등에서 감염 발생이 산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조리과정 등에서 교차오염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버섯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팽이버섯으로 인해 사망사고가 일어났다는 건 단순 추정일 뿐”이라며 “국내에선 이미 유럽의 안전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리스테리아균 등에 대한 자체 검사를 시행하는 등 생산·유통단계에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보도로 팽이버섯의 수출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이다. 이미 CNN 방송보도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호주와 싱가포르 등에서 팽이버섯 발주를 보류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버섯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산 팽이버섯의 약 40% 정도가 수출되는 최대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며 “특히 이번 사태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9년 기준 팽이버섯 수출액은 2273만2000달러로, 이중 미국 수출액은 917만8000달러에 달한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식약처와 관계부처 합동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식중독 사건이 미국에서 팽이버섯을 샐러드 형태로 바로 섭취하는 식문화로 인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팽이버섯을 세척, 가열, 조리해 섭취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 아울러 농식품부는 팽이버섯을 미국으로 수출한 업체 4개소에 대해 시료 채취 및 검사를 진행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국산 팽이버섯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보도가 됐는데, FDA나 CDC의 홈페이지를 보면 다양한 국가의 버섯을 섭취했고, 추가 조사과정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현재 버섯 수출동향을 파악해본 결과 발주가 거의 없는 상황으로, 이와 관련해 위생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지원방안 등을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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