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농촌진흥청 조직 내에서 연구성과가 우수한 부서로 꼽히는 곳이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다. 2008년 이후 국가우수성과 100선에 11건의 연구성과가 선정되는 등 많은 결실을 맺어왔다. 2019년에도 토종벌의 70%를 폐사시킨 낭충봉아부패병에 대한 저항성 신품종 육성 및 보급, 누에산물인 홍잠(익힌숙잠)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예방효과 구명 등의 성과를 냈다. 올 2월 부임한 홍수명 농업생물부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올해 사업계획 등을 들었다.


기후변화·4차 산업혁명 등 
외부환경변화 능동적 대응
개발된 기술 현장 확산
산업화·수출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구축에 힘 쏟을 것

Q. 취임소감은?
“양잠, 양봉, 곤충, 미생물 등 농업생물자원의 새로운 가치창출과 산업화 기반 구축에 역할을 해온 농업생물부장으로 취임하게 돼 영광이다. 농업생물부는 잠사양봉소재과, 곤충산업과, 농업미생물과의 12개 연구실에서 현장과 밀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기후변화나 4차 산업혁명 등 외부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조직문화의 조성, 모든 구성원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조성에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많은 직원이 농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독려해나갈 것이다.”

Q. 대표적인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면?
“2008년 이후로 국가우수성과 100선에 11건이나 선정되는 등 많은 결실을 맺어왔다. 대표성과로는 낭충봉아부패병 저항성 신품종을 개발하고 증식기반을 구축한 점을 들 수 있다. 2009년 토종벌의 70%를 폐사시킨 것이 낭충봉아부패병이다. 개발된 신품종은 2019년 전국 7개소의 신기술시범사업을 통해 3992봉군의 토종벌을 증식하고, 2669봉군을 농가에 보급해 폐사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가고 있다. 누에산물인 홍잠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예방효과를 구명한 것도 성과다. 이 성과는 농가소득원 창출과 동시에 15조7000억원에 달하는 국가치매관리비용의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기능성 곤충연구에서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갈색거저리(고소애)의 암환자 면역력 및 영양개선효과를 구명한 것이 언론에 소개된 후 농가주문량이 늘고 있다. 기존 암환자 및 노인식을 10%만 대체해도 2000억원 대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농업용 미생물제를 산업화한 것도 성과다. 염류피해를 줄이는 미생물제는 토마토 생산성을 14.5~20.6% 향상시키고, 라이코펜 함량을 16.4~97.8% 향상시켰다. 또 병해충을 동시에 방제하는 미생물제도 개발했는데, 고추탄저병 69%, 복숭아혹진딧물 62%를 방제할 수 있다.”

Q. 양봉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은?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2019년 8월 27일 제정돼 올 8월 28일부터 시행된다. 농식품부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 중인데, 농촌진흥청은 꿀벌 신품종 육성 등 위임된 조항과 관련, 시행령에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 연구 및 기술개발, 시행규칙에서 밀원식물 고시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꿀벌 장려품종 지정 및 공급요령을 제정하고, 9월에는 꿀벌 기본종 보급 격리 육종장을 준공하는 등 원종생산보급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양봉전담부서 신설과 전문인력 양성시스템 확립 등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양봉농가의 소득 안정 및 양봉산업의 시장 확대를 위해 우수품종의 안정적 보급과 양봉산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개발이 필요하다. 꿀벌 생산성이 우수한 장원벌, 낭충봉아부패병 저항성 토종벌 등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양봉산물의 품질 제고 및 표준화 연구 등 산업현장에 필요한 기술개발에 집중할 것이다.”

Q. 미생물 관련 연구계획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농업생물부는 토마토의 근권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조를 구명하고 유용 군집을 선발한 바 있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다부처 공동 연구과제를 추진하고, 농업생산, 농업환경, 축산, 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마이크로바이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농업미생물은행(KACC)을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농업 미생물 자원의 확보와 보존, 기능성 바이오소재 탐색과 실용화를 위한 연구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염해, 고온 등 작물의 스트레스 내성 증진 미생물 개발, 작물 병해충의 생물적 방제 미생물제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영농 폐플라스틱과 잔류농약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도 도전할 것이다.”

Q. 양잠 및 곤충 관련 연구계획은?
“한 때 위기에 처했던 양잠산업이 관광산업과 결합한 6차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농업생물부는 우리나라 최고의 양잠자원을 보유한 기관으로 누에, 뽕나무 자원을 이용한 기능성 신품종 개발과 보급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는 기능성 누에 장려품종원종 37품종 계통을 생산, 보급하고, 노동력 절감용, 화장품 원료 생산용 계통의 보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양잠산물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 및 실용화 연구,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신소재 개발, 스마트팜 기반 뽕나무 생산 등의 기술개발에 나설 것이다. 곤충산업에 대해서는 기반조성과 저변확대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자부한다. 2013년 경북 성주로 귀농해 고소애를 사육하는 농가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요즘 월5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전북 장수에서 흰점박이꽃무지를 사육하는 농가는 연간 2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김제의 동애등에 사육농가, 청주의 반려동물 사료생산농가 등도 성공사례이자 농업생물부의 기술이전 성과다. 곤충산업은 식량, 사료, 치유곤충의 3축을 중심으로 성장동력 창출 및 곤충시장 개척의 중심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Q. 농업인 및 관련 산업계에 전하는 말은?
“농업생물부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과 보급, 수출확대를 통한 산업경쟁력 제고 및 농가소득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연구원 중심이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고 필요로하는 연구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전부서원과 함께 노력할 것이다. 특히, 개발된 기술의 현장 확산, 산업화, 수출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구축에 힘을 쏟을 것이다. 신기술시범사업을 확대해 새로운 영농기술이 조기에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맞춤형 기술설명회를 정례적으로 운영해 제품개발부터 현장실용화까지 기술도우미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또한 실크 및 봉독화장품, 동애등에 애완동물사료, 미생물 생육촉진제 등 개발된 기술의 수출시장 확대와 함께 다양한 상품개발을 위한 기술컨설팅 등을 강화해나가겠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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