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도매시장 공영 최초 확장 이전…업계 반응 및 제언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김관태 기자]

인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이 공영도매시장 최초로 확장 이전<본보 3월 10일자 1,6면 참조>한 가운데 타 시장에서도 시장 현대화에 대한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시장 확장 이전에 따른 남촌도매시장 유통 종사자들의 기대와 여러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며 현대화 중이거나 현대화를 앞둔 주요 도매시장 유통인들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

다수의 유통인은 지지부진한 시장 현대화에 대해 불만도 표출하고 있다. 농산물 유통 전문가들은 개설자가 중심이 돼 추진한 남촌도매시장 이전 특징에 대한 관심을 표하며, 이미 도매시장 현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외국 도매시장 사례의 장단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제언도 하고 있다. 


부러움 드러낸 도매시장들
“바이어·출하자에 큰 메리트”
“땅값 상승 걸림돌 안 되려면
신속하게 추진해야” 의견도

최병옥 농경연 연구위원
“기존부지 매각대금 활용 이전
정부 도움없이 지자체 주도
유럽 등 선진국 사례 유념해야”

위태석 농진청 연구관
“앞서 진행 일본 주요사례 주목
체계적인 유통 시설 들어와야
인터넷 등 주문형 거래 대응을” 


▲남촌도매시장 이전을 바라보는 도매시장 업계=1985년 개장한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을 비롯해 전국 32개 농산물 공영 도매시장 대부분의 최대 이슈는 ‘시장 현대화’다. 가락시장을 비롯해 현재 현대화가 진행 중인 곳도 있고, 천안시장처럼 부지 내 시장 현대화가 완료된 곳도 있다.


이 중 다수는 이전과 재건축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시장 내 개설자와 유통인, 유통인과 유통인 간 이견으로 발을 떼지 못하는 곳도 있다. 이에 남촌도매시장 이전에 부러움을 가진 시장 종사자들도 많다. 시장 이전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 중인 구리시장이 그런 곳 중 한 곳이다. 

구리시장의 한 유통 종사자는 “구리시장의 경우 당초 시장 내 시설 현대화를 추진하다 다시 시장 이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시장 유통인들은 혼란이 가중되며, 차라리 시설 낙후된 부분이라도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이번 남촌도매시장 이전이 부러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종사자는 “시장이 크게 겹치지는 않지만 같은 수도권 시장으로서 남촌도매시장으로 물량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바이어들이 시장을 방문해도 현대화된 시설은 큰 메리트로 다가오고, 출하자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구리시장도 하루빨리 현대화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구시장의 유통 종사자는  “처음 대구도매시장도 이전을 고려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전 부지 땅값이 상승해 현재 자리에서 재건축으로 정해졌다가 그것도 무리가 있다고 판단, 결국 리모델링으로 결정됐다”며 “향후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공영도매시장이 있다면 사업 추진을 신속하게 해야 땅값 상승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매시장은 도매 기능이 잘 작동하도록 현대화해야 한다”며 “대구의 경우 리모델링 계획에 관련 상가 2동을 넣는 부분이 있는데, 도매시장인 만큼 경매장을 더 확대하는 쪽으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도매시장 업계에선 도매시장 현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체계적이면서도 조속히 도매시장 현대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오세복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본부장은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은 공적 자금을 투입해 만든 공적 농산물 유통 경로”라며 “이를 통해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 기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현재 4~5개소에서 진행 중인 도매시장 현대화도 체계적이고, 또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복 본부장은 “남촌도매시장의 경우 시장 개설자가 주도적으로 이전을 추진한 첫 사례로, 유통 환경이 변화하는 데다 농산물 상품성을 보호해야 하는 측면에서도 공영도매시장의 시설 현대화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현대화에 대한 제언=유통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중심이 돼 기존 부지 매각 대금을 활용해 확장 이전을 추진한 남촌 도매시장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최병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촌도매시장 이전을 특별한 케이스로 보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기존 도매시장 부지를 활용해 도매시장을 새롭게 확장 이전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연구위원은 “농산물 유통은 이제 소포장이나 절단, 가공 등의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다. 유럽 등 선진국 도매시장도 이런 형태로 변화해갔다”며 “우리나라의 도매시장 현대화도 이를 유념하며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진행될 도매시장 이전과 재건축 등 여러 도매시장의 시장 현대화와 관련, 체계화된 유통 시설 확보와 주문형 거래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보다 앞서 이전과 재건축 등 시장 현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 도매시장의 주요 사례들도 주목받고 있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도매시장 이전과 재건축은 시장 확장의 의미도 있지만 중요한 건 저온, 정온 시설이나 각종 소포장, 가공, 소분, 배분장 등의 유통 시설이 체계적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점”이라며 “시장 이전이나 재건축 등 시설 현대화를 통해 기존 단순 거래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증진하는 시장으로 도매시장이 재도약해야 한다. 특히 전화나 인터넷 등 주문형 거래에 대응하는 물류 시설 등이 갖춰져야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연구관은 “시장 이전과 현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 도매시장의 경우에도 시설현대화에 성공한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며 “토요스시장이나 후쿠오카도매시장의 경우 물류 동선이 개방적이며 시설 배치가 중도매인 영업 동향이나 농산물 반입 성향에 맞춰 체계적으로 갖춰져 시장 현대화 이후 거래 금액 상승 등 실질적 효과가 검증된 반면 롤링 방식으로 현대화가 진행된 삿포로도매시장은 그런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시장 재건축 이후에도 거래금액 등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김관태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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