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 국내 대다수의 홍삼가공업체들이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되지 않아 코로나 등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금산인삼약초시장에서 다양한 홍삼 제품 및 가공품이 판매 중인 모습.

온라인몰 활성화된 정관장
전년비 매출액 50~70% ‘쑥’
“코로나 여파 범용제품 잘나가”

농협홍삼 등 가공업체 대다수
매출 줄거나 상승효과 미미 
오프라인 구매 크게 준 탓

홍삼 함유량 명확한 기준 없어
유명 브랜드 선호 경향도 한 몫


최근 코로나19로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는 홍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관심이 실제 매출액 증가로 이어지기에는 선두기업과 후발주자들이 느끼는 온도 차가 크다. 몇몇 홍삼업체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홍삼업체들은 온라인몰이 활성화되지 않아서다.

홍삼업계 선두주자인 KGC인삼공사(정관장)는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4일까지 전년대비 매출이 50~70%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제품별 매출액은 정관장홍삼정'이 54%, '홍삼톤골드'가 60%, '홍삼정에브리타임'이 74% 성장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현재 설 명절 이후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홍삼 제품의 전체적인 매출이 증가 추세이다”면서 “원래 지금 시기에는 신학기를 맞아 청소년 제품이 인기를 끌 때지만, 코로나 여파로 온 가족이 먹을 수 있는 범용제품 위주로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농협홍삼을 비롯해 대다수의 홍삼가공업체들은 코로나로 인한 매출 상승효과가 미미하거나 매출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한대식 풍기인삼농협 서울사무소 팀장은 “현재 포털사이트에서 ‘홍삼’ 검색량이 전년대비 5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하나로마트나 대형마트, 면세점 등의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대비 80%가 줄었고, 온라인은 전년대비 73% 늘었다. 결과적으로 총 매출이 다소 줄긴 했지만, 그나마 자체 온라인몰이 구축돼있어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실제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마트는 지난 6일 코로나 여파로 오프라인 장보기가 어려워지자 ‘부모님 대신 장보기’ 온라인 기획전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국내 한 홍삼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다수의 홍삼가공업체들이 오프라인 위주로 집중되어 있고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되지 않아 이로 인한 격차가 벌어지는 건 사실이다”며 “코로나 여파로 소비자들이 매장 방문을 꺼리는 상황에서 온라인몰이 활성화되지 못한 대다수 홍삼가공업체들은 매출 하락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홍삼업계의 양극화가 더 공고해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중소 홍삼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몰 진출을 위한 전문 교육이나 통합 온라인몰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병옥 세명대 교수는 “이번 코로나뿐만 아니라 지난해 ASF 등 사회적 이슈로 인해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마다 홍삼업계는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되지 않은 업체별로 매출의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며 “홍삼업계도 전문교육을 통해 온라인몰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홍삼제품의 함유량의 기준을 명확히 해 홍삼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임병옥 교수는 “홍삼의 경우 소비자들은 홍삼의 함유량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홍삼제품의 함유량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홍삼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황광보 고려인삼연합회 회장은 “홍삼의 면역력 증진 기능을 인정받기 위한 홍삼의 함유량 기준은 3~80mg/g로 최소기준과 최대기준이 25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함량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닌 구간으로만 애매하게 설정되어 있다 보니, 소비자들이 홍삼 제품을 고를 때 같은 중량이어도 가격이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 함유량이 적어도 면역증진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인지 혼란을 겪게 된다”며 “함유량이 제품마다 제각각이다 보니 홍삼의 신뢰도는 낮아지고, 소비자들은 홍보에 주력하는 유명 브랜드만을 선호하게 된다. 소비자들이 홍삼제품을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홍삼 함유량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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